일반적인 이야기 260

부모산소 가꾸기

부모님 산소의 잡풀을 뽑고 주변 풀을 깍는 등 정리작업을 했다. 작년 11월에 돌아가신 어머니, 아버지 산소에 같이 모셨는데 잔듸는 잘 살았으나 잡풀이 많이 섞여 있다. 시영, 마, 멍석딸기, 띠 . . . 마와 멍석딸기는 덩굴식물이라서 묘역을 덮으면 골칫거리, 시영과 띠풀도 무성하게 자라면 잔듸가 살아남지 못한다. 어제 새벽까지 내린 비로 촉촉히 젖은 흙이 부드러워 작업하긴 좋았지만 풀뿌리들이 깊고 돌들이 많아 캐내는데 힘이 많이 들었다. 아내와 나는 열심히 땀을 흘렸다. 아침 7시부터 햇볕이 따가운 11시까지. . . 마침내 말끔해진 부모님 산소 모습에 마음이 흐믓했다. (2021년 6월 1일) 작업전 월안 부분에 잡풀들이 많이 자란 모습 잡풀을 뽑은 말끔한 모습(묘역에도 잡플을 뽑은 흔적) 묘역 앞..

등산길에서 만난 오토바이

누군가가 5월의 푸르름을 청소년에 비유했던가? 온통 연녹색 새순으로 뒤덮인 싱그러운 숲속 길, 향긋한 나무 내음, 산뜻한 공기, 이따금 씩 들려오는 산새들의 지저귐도 정겹다. 그런 숲속을 도란도란 아내와 함께 이야기하며 걷는 기분, 몸도 마음도 가쁜하여 건강해지는 것 같고, 부부 사랑도 더 두터워지는 것 같다. 건강을 위해 매일 하는 산행, 요즘은 코로나 위험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등산길보다는 호젓한 산길을 즐겨 찾는다. 며칠 전 여느 때와 같이 산을 오르는데 갑자기 고요한 숲속의 정취를 깨는 굉음이 울렸다. 방금 올라왔던 방향에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오토바이 한 대가 올라오고, 이어서 조금씩 시간을 두고 한 대, 또 한 대, 이렇게 연거푸 3대가 올라와 우리를 지나쳐 올라간다. 숲속에는 금세 오..

노인의 고통(모셔온 글)

어느 양로원에 놓여 있던 글이 가슴을 적십니다. 우리가 늙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나 자신을 한 번 뒤돌아 보게 합니다. 이를 ‘노인고(老人考)’라 이름 붙이고 우리의 나머지 인생이 그리 초라하지 않게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면 좋을 것 같아 옮겨 봅니다. 〖열심히 살 때는 세월이/ 총알 같다 하고 화살 같다 하건만/ 할 일 없고 쇠하니/ 세월이 가지 않는 다 한탄하시더이다./ 정신 맑으면 무엇하리요/ 자식 많은들 무엇하리요/ 보고픔만 더하더이다./ 차라리 정신 놓아버린 저 할머니처럼/ 세월이 가는지, 자식이 왔다 가는지/ 애지중지 하던 자식을 보아도/ 몰라보시고 그리움도 사랑도/ 다 기억에서 지워버렸으니/ 그저 천진난만하게도/ 하루 3끼 주는 밥과 간식만이/ 유일한 낙이더이다./ 자식 십..

이런 인생 저런 인생

새해 들어 가까운 사람이 3명이나 세상을 떠났다. 1월 11일에는 동갑내기 친구 정○○, 1월 25일에는 5살 위인 신○○, 2월 4일에는 4살 위인 오○○ 등 20여 일 사이에 세 사람이 떠난 것이다. 동갑내기 친구인 정○○은 시청 과장까지 역임한 전직 공무원으로 농촌 출신이지만 형편이 괜찮은 집에서 태어나 경제적으로 구애됨 없이 자랐고, 고등학교를 서울로 유학하였으며, 결혼도 회사에 다니는 서울 아가씨와 만나 평생을 금슬좋은 부부로 살았는데, 경제적 어려움이 적었기에 아등바등 돈을 모으려 하거나 절약하려 노력하지도 않고, 가끔 부부가 승용차에 몸을 싣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즐기기도 하는 멋진 삶을 살았다. 슬하에 네 딸을 두었는데 무난하게 자라서 출가하여 모두 잘살고 있고 그중 하나는 아버지처럼 공무원..

아들의 병을 몰아가신 어머니

어깨도 결리고, 허리도 조금씩 아프고 . . . 나이 탓인지 여기저기 몸이 나쁜 곳이 많았는데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점점 나아져 일주일 정도 지나니 다 나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머니께서 아들의 아픈 병을 모두 가지고 가셨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살아생전에 제대로 효도 한 번 못해 드린 불효막심한 자식을 어디가 예쁘다고 병까지 몰아가셨나? 그럴까? 그럴 수 있을까? 돌아가시는 마당에 자손들의 병을 몰아가실 수 있을까? 물론 하실 수 있다면 어떤 부모도 그렇게 하시고 싶겠지만, 저승이 있을 것 같지도 않고, 설령 있다손 치더라도 이승과 저승이 엄연히 구분되는데 그런 일은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도 없는 일이 아닌가? 그렇다면 왜 병이 나을까? 그런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도 없..

숨 가쁜 6일간

2020.11.8 병원에 계신 어머니께서 언제 돌아가실지 짐작할 수 없는 급박한 지경에 이르렀다기에 아내와 함께 저녁차로 상경하여 아들집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작년 7월에도 그런 일이 있었으나 기적처럼 일어나셔서 1년 4개월을 사셨지만 이번에는 뭔가 모를 불안감이 느껴진다. 2020.11.9 불안 속에 하루가 바뀌어 아침이 되었다. 어머니 증세가 더욱 나빠졌다는 연락에 병원으로 가는 전철 속에서 10:53에 운명하셨다는 비보를 받았다. 상봉역에서 만난 형님과 나와 아내가 병원에 도착하니 어머니는 안치실에 옮겨져 있었다. 코로나위험 때문에 외래객인 우리 중 한사람만 보라고 한다. 그것도 방호복을 입고 장갑을 낀 중무장상태로 봐야 한다기에 몸이 약한 형님을 대신해 내가 혼자 들어갔다. 어머니께서 환자복을 입..

손주와 함께 한 달포

2020.8.13.∼9.26까지 한 달여를 손주들과 함께 살았다. (피난 온 손주들) 코로나가 창궐하자 비교적 보령은 안전하다고 판단하여 수원에 사는 딸이 하온이와 서울에사는 준영이를 데리고 우리 집으로 피난을 온 것이다. 아홉 살 하온이는 외손녀이고 일곱살 준영이는 친손자다. 이 녀석들 이번 기회에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터득하도록 해주어야 할 텐데 어떻게 하면 될까? 두 녀석이 똑같이 예쁘지만 자칫 귀여워하는 과정에서 한 녀석에게 더 치우치는 듯 하면 서로 시샘을 할 터이니 앞으로 그런 면에도 신경 써야 할 것 같다. (운동시키기) 보령에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기 전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시내도로변, 대천천변 등에 나가 걷기운동을 시키거나 가까운 학교 운동장에 가서 줄넘기 등 운동을 시켰으나 우리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