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이야기 255

하온이랑 준영이랑

여름방학을 맞아 손주들이 다녀갔다. 손녀는 7월 29일, 손자는 8월 1일 도착 8월 12일 한꺼번에 돌아간 하온이랑 준영이랑 작년 이맘때 코로나를 피해 달포를 살다 간 아이들 1년 만에 키들이 제법 컸다. 어디 그뿐이랴 실력도 쑥쑥 자랐다. 열 살배기 손녀의 영어 실력이 할배를 뛰어넘고 여덟 살배기 손자는 한자(漢字)실력이 놀랍게 늘었다. 한 살씩 더 많아져서일까 행동들이 제법 의젓하여저 싸움도 작년보다 훨씬 덜한다. 그래, 몸도 마음도 건강하게 자라거라 사랑한다 얘들아. 성주산휴양림 폭포에서 가재잡기 놀이터에서 바닷가에서 탭을 보는 오누이 공부하는 하온이 공부하는 준영이(원격수업) 할머니께서 따오신 갓버섯 잡혀온 말매미

한여름에 하얀 눈

하얀 눈 고요한 밤 어두운 하늘에서 하얀 솜 내리네 먼저 내려간다 다투지 말고 차례차례 살포시 내려 오너라 고요한 밤 하얀 눈꽃 조용히 내려 세상을 하얗게 덮어주네 한여름에 하얀 눈 북극인가 남극인가 만년설 쌓인 고산지대인가 열살배기 어린 손녀 갑자기 동시가 떠올라 하얀 눈을 썼다네. 푹푹찌는 더위 속에 하얀 눈이라 손녀의 시상에 잠시 더위를 잊어 본다.

산(生) 사람들끼리 하는 말

산(生) 사람들끼리 하는 말 요란한 삶을 살았거나 조용한 삶을 살았거나 모두 다 소중한 인생인데 누군가는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고 누군가는 쉽게 잊혀진다. 그러나 그게 무슨 대수랴? 호랑이는 죽어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 이름을 남긴다지만 그것은 산사람 저희들끼리 하는 말이지. 한 줌 흙(재)이 되어 사라졌는데 . . . (막내가 떠난지 만 2년, 去者日疎란 말이 생각난다.)

부모산소 가꾸기

부모님 산소의 잡풀을 뽑고 주변 풀을 깍는 등 정리작업을 했다. 작년 11월에 돌아가신 어머니, 아버지 산소에 같이 모셨는데 잔듸는 잘 살았으나 잡풀이 많이 섞여 있다. 시영, 마, 멍석딸기, 띠 . . . 마와 멍석딸기는 덩굴식물이라서 묘역을 덮으면 골칫거리, 시영과 띠풀도 무성하게 자라면 잔듸가 살아남지 못한다. 어제 새벽까지 내린 비로 촉촉히 젖은 흙이 부드러워 작업하긴 좋았지만 풀뿌리들이 깊고 돌들이 많아 캐내는데 힘이 많이 들었다. 아내와 나는 열심히 땀을 흘렸다. 아침 7시부터 햇볕이 따가운 11시까지. . . 마침내 말끔해진 부모님 산소 모습에 마음이 흐믓했다. (2021년 6월 1일) 작업전 월안 부분에 잡풀들이 많이 자란 모습 잡풀을 뽑은 말끔한 모습(묘역에도 잡플을 뽑은 흔적) 묘역 앞..

등산길에서 만난 오토바이

누군가가 5월의 푸르름을 청소년에 비유했던가? 온통 연녹색 새순으로 뒤덮인 싱그러운 숲속 길, 향긋한 나무 내음, 산뜻한 공기, 이따금 씩 들려오는 산새들의 지저귐도 정겹다. 그런 숲속을 도란도란 아내와 함께 이야기하며 걷는 기분, 몸도 마음도 가쁜하여 건강해지는 것 같고, 부부 사랑도 더 두터워지는 것 같다. 건강을 위해 매일 하는 산행, 요즘은 코로나 위험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등산길보다는 호젓한 산길을 즐겨 찾는다. 며칠 전 여느 때와 같이 산을 오르는데 갑자기 고요한 숲속의 정취를 깨는 굉음이 울렸다. 방금 올라왔던 방향에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오토바이 한 대가 올라오고, 이어서 조금씩 시간을 두고 한 대, 또 한 대, 이렇게 연거푸 3대가 올라와 우리를 지나쳐 올라간다. 숲속에는 금세 오..

노인의 고통(모셔온 글)

어느 양로원에 놓여 있던 글이 가슴을 적십니다. 우리가 늙어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보여주는 것 같아 나 자신을 한 번 뒤돌아 보게 합니다. 이를 ‘노인고(老人考)’라 이름 붙이고 우리의 나머지 인생이 그리 초라하지 않게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면 좋을 것 같아 옮겨 봅니다. 〖열심히 살 때는 세월이/ 총알 같다 하고 화살 같다 하건만/ 할 일 없고 쇠하니/ 세월이 가지 않는 다 한탄하시더이다./ 정신 맑으면 무엇하리요/ 자식 많은들 무엇하리요/ 보고픔만 더하더이다./ 차라리 정신 놓아버린 저 할머니처럼/ 세월이 가는지, 자식이 왔다 가는지/ 애지중지 하던 자식을 보아도/ 몰라보시고 그리움도 사랑도/ 다 기억에서 지워버렸으니/ 그저 천진난만하게도/ 하루 3끼 주는 밥과 간식만이/ 유일한 낙이더이다./ 자식 십..

이런 인생 저런 인생

새해 들어 가까운 사람이 3명이나 세상을 떠났다. 1월 11일에는 동갑내기 친구 정○○, 1월 25일에는 5살 위인 신○○, 2월 4일에는 4살 위인 오○○ 등 20여 일 사이에 세 사람이 떠난 것이다. 동갑내기 친구인 정○○은 시청 과장까지 역임한 전직 공무원으로 농촌 출신이지만 형편이 괜찮은 집에서 태어나 경제적으로 구애됨 없이 자랐고, 고등학교를 서울로 유학하였으며, 결혼도 회사에 다니는 서울 아가씨와 만나 평생을 금슬좋은 부부로 살았는데, 경제적 어려움이 적었기에 아등바등 돈을 모으려 하거나 절약하려 노력하지도 않고, 가끔 부부가 승용차에 몸을 싣고 전국을 돌아다니며 즐기기도 하는 멋진 삶을 살았다. 슬하에 네 딸을 두었는데 무난하게 자라서 출가하여 모두 잘살고 있고 그중 하나는 아버지처럼 공무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