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이야기/살아가는 이야기 71

할머니 생각

할머니의 겨울걱정이 생각난다.늦가을 지나 겨울 문턱에 들어설 때 쯤추수 끝난 휭한 마을 앞 들판에 찬바람 쌩쌩 지나치면하늘엔 구름이 떼 지어 달아나고 낙옆과 티끌들 뒤섞여 휘날렸지앙상한 나뭇가지들 윙윙 울고오두막 방문틈에서 문풍지 푸르르 덩달아 울면늙으신 할머니 근심스런 목소리로“날 우우∼허니 춥구 큰일이구나, 또 즑이 돌아오는디 큰일이여” 하시던 말씀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우우∼ : 바람 부는 소리 , 즑 : 겨울의 사투리

당당한 '노틀 담의 꼽추'

소설 ‘노틀담의꼽추’에 나오는 주인공 ‘콰지모도’는 꼽추에 못생긴 외모로 많은 사람들의 괄시와 조롱을 받지만 순수한 마음과 착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다. 얼마 전 어느 민요 동아리 발표회에서 현대판, 하지만 당당한 ‘노틀담의 꼽추’를 보았다. 여러 명의 동아리회원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나와서 민요를 부르는 장면이었다. 하나 같이 예쁜 여자들인데 그 중 딱 한사람은 남자였다. 많은 남자들 중에 여자 혼자 끼면 홍일점(紅一點)이라고 하니 이 남자를 청일점(?)이라고 할까? 이 남자가 꼽추이며 얼굴도 별로여서 그를 보는 순간 소설 속에 나오는 ‘노틀담의꼽추’가 연상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외모에 구애되지 않고, 여자들 속에 남자 혼자 끼어 당당하게 노래하는 대단한 뱃장의 사나이! 나도 모르게 큰 박수를..

너희 먼저 올라가

방학을 맞아 12살 손녀와 10살 손자가 놀러 와 산 계곡으로 바닷가로 다니며 휴가를 즐기고 있다. 어제는 피서를 다녀와 4층 계단을 오르면서 “너희들 먼저 올라가라”고 하고는 천천히 올랐다. 장모님께서 우리 집에 오시면 에레베타없는 4층까지 오르시기가 버거 워 “먼저 올라가게” 하시면서 천천히 오르시던 생각이 난다. 이제 내가 그때 장모님의 나이가 되었다.

코레일에 감사

23.5.26 시간이 임박해 허둥지둥 달려서 기차를 탔다. 기차가 출발했는데 지갑 잃어버린 걸 알았다. 신분증과 카드3장, 현금 조금 들었는데 . . . 재빨리 기차역에 전화로 자초지종을 말하고 내가 달린 경로를 찾아봐 달라고 부탁했다. 잠시 후 찾았다는 전화가 왔다. 휴- 다행이다. 23.5.30. 4일 간의 여정을 마치고 대천 역에 들러 지갑을 찾았다. 고마운 마음에 음료수 1 상자를 사다 놓고 나와 막 택시를 타려는 데 역 직원이 음료수 상자를 가지고 달려 나와 받을 수 없다는 것이다. 고맙다는 표시니 그냥 받으래도 안 된다는 것, 할 수없이 되돌려 받아 가지고 오려니 미안했다. 대천 역 근무자 고맙습니다. 코레일에도 감사드립니다.

시민안전보험

지자체가 관장하고 보험, 공제사가 운영하는 보험으로 보험료를 관할 지자체에서 부담하고 일상생활중 예상치 못한 사고 등을 당했을 경우 피해자가 일상으로 복귀 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시민안전보험이란 제도가 있다. 시민이면 누구나 해당이 되는데 예기치 못한 사고를 당하고도 몰라서 그냥 넘어가는 수가 너무 많은 것 같다. 실제 사고와 보험금 받은 사례를 소개하면서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받았으면 한다. ○사고 및 치료 2022년 12월 27일 13:30분경 한내대교 북쪽 끝부분에서 얼음에 미끄러져 왼쪽 팔 골절상을 입었다. 즉시 정형외과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잘못되어 2023.1.9. 수술을 받고 입원치료를 하는 등 3개월간 치료를 받았다. ○사고신고 및 보험금 수령 보령시청에 사고내용을 신고하니 지방재정공제회⤑..

청솔회

푸른 솔처럼 풋풋한 젊음들이 만난 청솔회 정을 나누고 시름도 나누고 건강하자며 산행도 같이 하면서 함께한 세월이 몇 해이든가. 삼십년 우정 쌓으며 머리 허연 백솔회가 되었네 한 친구 말없이 멀리 떠나고 남은 벗들 안타까워 마주보며 한숨 짓네. ※ 청솔회 : 40-50세 친구18명이 1990년대 중반에 모인 친목회, 중도에 1명은 대전으로 이사가고 17명이 무탈하게 친목을 도모해 왔으나 최근 1명이 예기치 못하게 세상을 떠났음.

코로나 체험

코로나가 창궐한지 3년, 전국적으로 2,700만 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자도 3만 명이 넘었다. 국민의 절반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는 동안 나와 아내는 걸리지 않고 지내왔으나 끝내 피하지 못하고 마침내 코로나를 체험했다. 다음은 22.11.11- 11.23까지의 체험담이다. 2022.11.11. 아내가 어제 밤부터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목도 컬컬하며 아프다고 한다. 아침에 '명천가정의원'에 갔더니 코로나는 아닌 것 같다며 감기약을 지어주었으나 차도가 없고 나중에는 기침 가래까지 나온다. 2022.11.12. 아침 9시에 보건소에 가서 코로나 검사를 했다. 나도 목이 컬컬하여 함께 검사했다. 아내는 오후에 열까지 난다. 집에 비치하고 있던 해열진통제를 먹였더니 열은 내렸으나 머리와 목아픔, 기침, 가래,..

친목회를 해산하며

젊었을 때는 이런저런 친목 모임이 많았었다. 동창회, 향우회, 지인들과의 친목회, 취미가 같은 동호회, 운동 동우회, 동갑내기 모임 등 . . 이제 나이가 들다 보니 이런 모임들이 하나씩 둘씩 정리되어 간다. 회원들이 죽거나, 멀리 이사 가거나, 몸이 좋지 않아 모임에 나올 수 없는 등 회원 수가 줄다 보면 회원수가 적어져 자연스럽게 모임을 계속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모임 시간도 젊었을 때는 저녁 시간으로 하고 음식집에 모여 술도 거나하게 하는가 하면 식사가 끝나면 몇 사람이 남아 화투놀이를 하다가 헤어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나이가 많아지자 저녁 시간에 만났다가 헤어지자니 집에 돌아가기 불편하고, 특히 집이 먼 사람은 밤 운전하기 조심스러워 점심시간으로 하기를 원한다. 지난 11일에는 34년 ..

애마를 보내며

2002년에 사서 지금까지 타 온 나의 애마,너도 늙고 너만큼 말도 늙었다며 새 차를 사라고 친구들이 우스갯소리로 곧잘 놀렸지만, 이 나이에 새 차를 사 봐야 몇 년이나 더 운전하랴 싶어 사지 않고 오래된 차를 그대로 타왔다.평소에 운전을 좋아하지 않아 원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만 운행하였던 탓에20년이나 탔어도 10만km도 못 되는 주행거리, 작은 접촉사고가 한 번 있었을 뿐, 험하게 타지 않아 외형상은 새(?) 차 비슷하던 내 승용차를 폐차장으로 보냈다.  자녀들은 몇 년 전부터 나에게 나이가 많아 순발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운전하는 게 불안하다며, 승용차를 없애라고 성화를 부렸지만, 아직은 운전할만 하다는 자신감, 그리고 당장 그걸 없애면 불편이 예상되어 차일피일 미루다가 마침내 큰 결..

보이스피싱 통화경험

휴대전화 벨이 울린다. 낯모르는 전화번호다. 받을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가 받기로 했다. ‘여보세요’ ‘아무개씨 되십니까?’ 중년남성이 내 이름을 대면서 확인한다. ‘예, 그런데요. 누구시죠?’ ‘예, 저는 ○○검찰청의 ○○○ 수사관입니다.’ ‘어디라고요?’ 상대방은 다시 한번 자신을 소개하면서 금융사기범을 하나 검거했는데 피해자를 조사하던 중 내 은행계좌가 나와서 전화를 했다는 것, 서울 군자동의 농협은행과 자양동의 우리은행 등 두 곳에 지난 5월 개설된 계좌가 나와서 피해자 진술조서를 받기 위해 전화했다는 것이었다. 순간 나는 말로만 듣던 ‘보이스 피싱’일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 무렵 그 두 곳에 간 일도 없으니 계좌개설은 말이 안 된다고 하니 그자는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범인이 개설했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