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이야기 260

할머니 생각

할머니의 겨울걱정이 생각난다.늦가을 지나 겨울 문턱에 들어설 때 쯤추수 끝난 휭한 마을 앞 들판에 찬바람 쌩쌩 지나치면하늘엔 구름이 떼 지어 달아나고 낙옆과 티끌들 뒤섞여 휘날렸지앙상한 나뭇가지들 윙윙 울고오두막 방문틈에서 문풍지 푸르르 덩달아 울면늙으신 할머니 근심스런 목소리로“날 우우∼허니 춥구 큰일이구나, 또 즑이 돌아오는디 큰일이여” 하시던 말씀이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우우∼ : 바람 부는 소리 , 즑 : 겨울의 사투리

자전거동우회에 대한 所懷

2013년 시작했던 자전거동호회 많을 땐 13명, 거쳐간 회원까지 18명이 함께 하면서해가 열 번 넘게 바뀌는 동안 즐거움도 많고 시련도 있었다. 줄지어 자전거로 해안도로를 달리며갯바람을 가르는 즐거움을 무엇에 비하랴.싱싱한 생선회에 소주한잔 걸치는 맛은 어떠했던가? 이런저런 이유로 그만두는 회원들이 일곱몹쓸 병으로 우리 곁을 떠난 회원들이 넷코로나가 억지로 갈라놓은 시련의 3∼4년 몇 년 만에 다시 시작했으나 참여율이 전 같지 않더라.나이가 많아지니 열정도 식는구나 생각하니 씁쓸하기만 하다.주마등처럼 스쳐가는 옛 추억들을 사진으로 더듬어본다.  ※같이한 회원들(가나다순)현 회원들 : 문명, 복근, 송수, 임근, 조창, 채봉, 허종전 회원들 : 구자, 윤승, 이경, 이천, 최삼, 최종, 황치故 회원들 :..

금혼여행후기

자녀들이 금혼여행을 마련해 2박 3일 여정으로 동해안을 다녀왔다. 아들네가족, 딸네 가족, 우리부부까지 모두 8명이 함께 했고 중간에 금혼기념식까지 해주어 즐겁고 행복한 여정이었다. ○1일차(흐림)2024.10.27. 첫차를 타고 수원역에 가, 마중 나온 딸과 손녀와 함께 동해안에 있는 동해시에서 서울서 직접 온 아들네 가족과 만나 『근정가든』이라는 식당에서 간단하게 점심을 먹은 후 TV에서 애국가가 나올 때 화면에 비추는 촛대바위를 비롯하여 출렁다리 등 여기저기 구경한 후, 예약한 숙소인 『망상 리조트』로 가서 짐을 풀었다. 망상해변은 깨끗하고 긴 해안을 따라 리조트, 오토캠핑장 등 관광객을 위한 시설들을 잘 갖추어 놓았으나 비수기라서 비어 있는 숙소들이 많다. 바람이 심해 파도가 심하게 출렁였다.아내..

코스모스와 우리 부부

우리부부는 코스모스 피는 가을에 결혼했다.예식이 끝난 후 시골집을 향해 달리는데 택시가 국도를 벗어나 마을길로 접어들자 양 옆으로 흐드러지게 핀 코스모스 꽃들이 한들한들 춤을 추는 게 마치 우리의 결혼을 축하해 주는 듯 했다. 나도 모르게 노래가 떠올라 나지막한 소리로 부르니 아내가 내 얼굴을 보며 살포시 웃었다.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있는 길 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갑니다.기다리는 마음같이 초조하여라. 단풍 같은 마음으로 노래합니다.길어진 한숨이 이슬에 맺혀서찬바람 미워서 꽃속에 숨었나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길향기로운 가을 길을 걸어갑니다”  미소 짓는 그녀가 코스모스 꽃보다 더 청순하게 느껴졌다.그 후 『코스모스 피어있는 길』을 우리는 즐겨 불렀고 여행이나 나들이 길에 코스모스 꽃길을 만나면 ..

자살 예방 활동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함께하는 우리가 있습니다.” 등산로 입구에 걸린 자살예방 현수막을 보면서 여러 가지 상념에 젖어본다. 2010년 일본 후쿠이현 사카이시에 있는 토진보(東尋坊)라는 관광지에 들렀을 때 그곳이 자살의 명소라서 이를 막으려는 글의 비석과 간판을 세우고 공중전화에 전화카드와 동전을 비치해 상담전화>를 유도하며, 자살의 낌새가 느껴지는 사람이 있으면 주변에서 즉시 신고를 하게 하는 등 자살방지에 적극노력을 하는 것을 보았는데  어느새 우리나라가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심각한 상황이 되어 저런 현수막을 곳곳에 걸고, 정부(보건소)에서 위촉한 상담요원들이 심신 미약자들을 관리하는 등 자살예방활동을 적극 전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자살하는 당사자야 피치 못 할 사연이 있겠지만 가..

종이 박스를 버리는데도 배려심을 . . .

요즘 종이박스를 줍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손수레를 이용해 직업적(?)으로 줍는 사람도 있지만, 수레 없는 사람도 박스를 발견하면 주어간다, 그래서 집 앞에 박스를 내어 놓으면 금세 없어져 버린다. 그만큼 그걸 줍는 사람들이 많다는 증거다. 박스를 주어봤자 수입이 적다는 건 다 알지만 그나마 줍는 사람들은 그럴만한 사정들이 있을 게다. 아무튼 그분들은 그 일이 경제활동인 동시에 자원재활용사업에 기여한다고 할 수 있다.  그분들에게 박스를 버리는 사람들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박스를 버리는 유형을 보면 1.박스에 붙은 스티커 등을 떼고, 박스를 부수어 가지런히 묵어 내어놓는 경우.2.스티커 등을 뗀 다음 내어 놓는 경우,3.스티커 등을 떼지 않고 내어 놓은 경우.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줍는 사..

환상적인 성주산 산책로

성주산에는 아름다운 산책로가 있다.숲 터널로 이루어진 산길을 따라 산 벚꽃, 영산홍, 꽃 무릇, 산국화 등 철따라 예쁜 꽃들간간히 뛰노는 다람쥐와, 산새들 지저귐이 정겹고싱그러운 바람, 숲 내음이 몸도 맘도 가볍게 한다. 맨발로 걷는 황토 길도 있고은근한 오르막길 30분쯤 전망 좋은 亭子에 서면한 눈에 보이는 시가지, 넘어 들판, 그 넘어 서해바다 탁 트인 광경에 가슴속까지 시원해진다.많은 이들이 즐겨 찾는 환상적인 산책길이다.  맨발로 걷는 황톳길황톳길황톳길전망좋은 玉馬亭노을 속의 옥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