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분야/우리말 사랑 32

'애'라는 말

‘애’라는 말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1.성년이 되기 전의 나이가 어린 사람, 2.자식을 이르는 말, 3.어른이 아닌 제 삼자를 예사롭게 이르거나 얕잡아 이르는 말”이라고 나와 있다.설명대로 ‘애’라는 호칭은 아이나 자기자식이 아니고는 쓰면 안 된다고 생각된다.  그럼에도 대화중에 ‘애’라는 말을 쓰는 사람들이 상당수 있는 것 같다. 그 예를 들어본다.1.나는 손자가 아직 유치원생인데 동갑내기 친구 a는 벌써 증손자를 봤대, 걔(그 애)는 결혼을 일찍 하더니 아들도 장가를 일찍 보냈었어.(70대들의 대화)2.걔(그 애)는 나하고 동갑이라면서 나보고 형님이라고 해(방송에서, 90넘은 원로 연예인)3.총선을 물 말아먹은 애한테 또 당을 맡기려고 하나?(SNS, 어느 정치인) 옛날 어른들은 자기 아들이라도 ..

부름 말의 현상과 문제점

친족관계 / 사회적 관계 사람은 부모형제 일가친척과 같이 태어나면서부터 혈연으로 이루어진 친족관계와 자라고, 배우고, 생활하면서 이루어지는 사회적 관계로 살면서 서로를 부르는 말들이 있다. 그중 친족 간 부름말은 너무 복잡하고 변하지 않는 반면 사회적 부름말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며 격상된 표현이 너무 많다. 두 가지 부름말의 현상과 문제점을 살펴보고자 한다. 1.친족 간 부름말 가. 복잡한 부름말 나. 부름말을 모르는 사람들 다. 남녀차별이 심한 부름말 라. 부름말과 관련한 갈등 마. 시대감각에 떨어지는 부름말 바. 친족 간 부름말 개선을 바라는 움직임들 2.사회적 부름말 가. 빠르게 변화하는 부름말 나. 친족 간 부름말의 사회적 부름말 화 다. 바람직한 부름말을 많이 만들어 사용하면 좋겠다. 3..

한참이라는 말

시골에는 병,의원이 없어 보건지소를 설치하고, 의대를 나온 초보의사가 군(軍)에 가는 대신 일정기간 의무적으로 근무케 하는 공중보건의 제도가 있다. 2003년 주산면 보건지소에 80세 정도의 할머니 한분이 찾아와 공중보건의사를 만났다. 보건의 : 어디가 불편해서 오셨어요? 할머니 : 허리가 이렇게 저렇게 아파서 왔는데요. 보건의 : 언제부터 아프셨는데요? 할머니 : 한참 되었어요. 보건의 : 아픈지가 얼마나 되었냐고요? 할머니 : 하안-참 되었다니까요. 보건의 : 그러니까 아픈지가 얼마나 오래 되었냐고요? 할머니 : 허참, 하아안∼참 되었다니까 자꾸 물어보네. 보건의 : 참 답답하구만요. 그렇게 말씀하면 알 수가 없지요. 할머니 : 뭐라고? 답답하다고? 뭐 이런 의사가 다 있어, 기가 막혀서 원 . . ..

“나이∼마” 또는 “나이∼마두”라는 말

“나이∼마” 또는 “나이∼마두”라는 말이 있다. ➀처음 본 사람이 어딘가 잘나 보였는데, 알고 보니 유명재벌 회장이라고 한다. “나이∼마(나이∼마두), 어쩐지 보통사람 같지 않더라고” ➁평범한 그림 같지가 않았는데 전국 미술대회에서 특선 작이라는 것을 알고는 “나이∼마(나이∼마두), 어쩐지 명작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 ➂엇 그제 밤에 닭장에 도둑이 들어 닭을 다섯 마리나 잃어버렸다. 나중에 알고 보니 재 너머 사는 망나니 녀석이 서리를 해간 것으로 판정되었다. “나이∼마, 어쩐지 그 녀석이 수상하게 생각되더라고” ‘아! 그렇지’ 또는 ‘맞아!’ 라는 뜻으로 자기의 예감과 맞아떨어질 때 쓰는 접두어이다. 이 말은 우리지역에서 쓰던 사투리 같다. 전국적인 회원을 가진 어느 카페에 올려 보았더니 서천이 고향인..

두흉갑장이 뭔가?

요즘 대천천변에 물고기를 불법으로 잡지 말라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눈에 거슬리는 문구가 있어 지적하고자 한다. 두흉갑장 5cm이하 참게를 잡으면 안 된다는데 몸의 길이를 "두흉갑장"이라고 쓴 것 같다. '몸통길이'라고 하면 될 것을 두흉갑장이 뭔가? 그것을 본 사람들이 하나 같이 웃으며 왜 그런 말을 쓰느냐고 한다. 쉬운 우리 말을 놓아두고 어려운 말을 찾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

100년 전과 현재의 말 비교

1.들어가는 말 동유감흥록(東遊感興錄)이라는 책이 있다. 일제강점기인 1926.4.5.발간된 책자로 일제가 지역의 유력인사들을 모아 일본을 두루 관광시킨 후 돌아와서는 대주민 순회강연을 시키는 등 동화정책을 꾀하였던바 이때 참여했던 사람이 보고 느낀 점을 감상적으로 노래형식을 빌려 쓴 일종의 기행문이다. 이 글을 쓴 사람은 청라면 소양리에 주소를 두었던 심복진(沈福鎭)이라는 분으로 일제강점기에 웅천우편국장을 역임했다. 출발하기 전 준비과정과 서울에서 부산까지 철도연변에 대한 기행문과 그리고 일본행 배 속에서 목격한 당시에 우리나라 백성들의 고생스런 삶이 그려진 부분과 대판(大板) 공업지역에서 본 동포들의 한 맺힌 사연들이 있어 그것을 실었다. 그 밖에 일본의 명승고적이라든지 발전한 공장들의 모습 등을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