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름말을 잘못 쓰는 사례를 들어 본다.
①오래전 tv의 한 대하사극(大河史劇)에서 ‘외조카’라는 극중 인물을 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외조카라는 부름말은 있을 수 없는데 이상해서 살펴봤더니 생질(甥姪)을 그렇게 부르는 것이 아닌가,
방송국 홈페이지에 들어가 두 번에 걸쳐 고칠 것을 요구하여 한 달 만에 시정한 일이 있었다.
요즘은 더욱 심해져 ‘외조카’라는 말이 흔히 사용되는 것 같다.
방송이나 신문, 잡지, 인터넷 등에서 가끔 그 말을 보거나 들을 수 있는 것이다.
②어떤 연속극에서는 초등학생이 아빠의 나이 많은 누님, 즉 ‘고모’를 ‘고모할머니’라고 부르는 것을 보았다.
나이로 따지면 할머니뻘 될 만큼 많다지만 아무리 그래도 고모에게 고모할머니가 웬 말인가?
아버지의 고모를 ‘대고모’라 부르고 어린아이들이 쉽게 부르라고 고모할머니라고도 하는 경우도 있기는 하다.
➂나의 돌아가신 아버지를 남에게 말할 때 선친(先親)이라고 한다.
그런데 요즘은 남의 돌아가신 아버지를 일컬어 선친이라고 하는 게 보편화(?)되고 있는 것 같다.
언론에서도 유명인사의 이름을 대면서 ○○○씨 선친이 어떻다느니, ○○○씨 선친 묘(墓)가 어떻다느니 등의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 남의 돌아가신 아버지라면 선고장(先考丈)이라고 해야 할 것 아닌가?
➃요즘은 삼촌과 이모시대(?)다.
아이들에게 아빠와 나이가 비슷하거나 적은 남자는 무조건 ‘삼촌’이고, 엄마와 나이가 비슷하거나 적은 여자는 ‘이모’이다.
핵가족제도로 진짜 삼촌이나 진짜 이모가 귀한 탓일까?
아무튼 전철에서 만난 남자도 삼촌, 마트에서 만난 여자도 이모다.
그러다 보니 막상 촌수를 따져야 할 관계에선 어찌해야할지 난감하다.
아빠의 사촌동생은 엄연히 당숙이라 해야 맞다.
문제는 생판 모르는 사람에게도 삼촌이라 하면서
가까운 일가친척에게는 더 먼 것처럼 5촌(당숙), 또는 7촌(재당숙)이라고 하려니 어색하다.
➄은행, 백화점, 관공서 민원실 할 것 없이 나이 지긋한 사람이 들어가면 남자에게는 ‘아버님’ 여자에게는 ‘어머님’이라 호칭한다.
자신의 부모를 대하듯 존경과 진정한 사랑으로 서비스하려는 마음가짐으로 받아드려야 할까?
친밀감이 있어 좋기도 하지만 어딘가 어색한 점도 있다.
우리 모두가 올바른 부름말을 쓰도록 노력하고
자녀들이나 친구들, 그리고 주위에서 바르지 못한 말을 사용할 때에는 올바르게 잡아주어야 할 것이다.
특히 신문이나 방송 등 언론매체에서 더욱 많은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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