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50대 중반이던 1990년대 어느 겨울, 어머니께서 두툼한 겨울 내복을 한 벌 사주셨었다. 그때는 젊은 편이어서 내복을 안 입거나 몹시 추울 때만 얇은 것을 며칠동안 입어도 되었기에 두툼한 내복이 필요 없어 옷장 속에 넣어 두었었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70이 넘어가자 그 내복을 꺼내어 입기 시작하였다. 겨울 내복은 1년 내내 입는 게 아니라 한 철만 입기 때문에 두고두고 여러 해를 입을 수 있었고 그러다 보니 점점 낡아서 처음만큼 따뜻하진 않지만, 어머니의 온정을 생각하며 해마다 입고 또 입는다. 요즈음에는 ‘보온내의’니 ‘발열내의’니 하는 좋은 내복들이 많이 나오고 그것들은 얇으면서 기능이 뛰어나지만, 어머니의 사랑이 깃든 그 내복이 훨씬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어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시고 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