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나이 50대 중반이던 1990년대 어느 겨울,
어머니께서 두툼한 겨울 내복을 한 벌 사주셨었다.
그때는 젊은 편이어서 내복을 안 입거나 몹시 추울 때만 얇은 것을 며칠동안 입어도 되었기에
두툼한 내복이 필요 없어 옷장 속에 넣어 두었었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70이 넘어가자 그 내복을 꺼내어 입기 시작하였다.
겨울 내복은 1년 내내 입는 게 아니라 한 철만 입기 때문에
두고두고 여러 해를 입을 수 있었고
그러다 보니 점점 낡아서 처음만큼 따뜻하진 않지만,
어머니의 온정을 생각하며 해마다 입고 또 입는다.
요즈음에는 ‘보온내의’니 ‘발열내의’니 하는 좋은 내복들이 많이 나오고
그것들은 얇으면서 기능이 뛰어나지만,
어머니의 사랑이 깃든 그 내복이 훨씬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어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시고 두 번째 맞는 이 겨울도
어머니의 훈훈한 사랑이 느껴지는 그 내복을 꺼내 입고 겨울을 나고 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옥마정에서 본 낙조
'일반적인 이야기 > 불효자의 넋두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99세 할머니의 요리강습 (0) | 2021.12.17 |
---|---|
아들의 병을 몰아가신 어머니 (0) | 2020.11.18 |
숨 가쁜 6일간 (0) | 2020.11.15 |
기적과 운명 (0) | 2019.10.24 |
사모곡 (0) | 2019.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