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이야기 255

관운은 지위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해당한다

내가 30대 나이, 군청에 근무하던 1980년대초 이야기다. 청사관리, 청소 등 잡다한 일을 하시는 50대 청부아저씨(고용원직급)와 대화를 하는 중 “저도 관운(官運)이 참 좋은 사람입니다”라는 말을 듣고 ‘고용원이 관운이라고?’ 생각하면서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라고 하고 물어봤다. 그분 말씀은 이랬다. “옛날에는 고용원의 정년 나이가 45세였어요. 제가 정년을 코앞에 두었을 때는 아이들 교육도 아직 끝나지 않았고 경제적으로 쪼들려 정년 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었지요. 그때 마침 정부에서 고용원 정년 나이를 50세로 늦추어 주는 바람에 한시름 덜고 살 수 있었는데 제 나이가 50세에 가까워지자 또다시 정년 나이를 55세로 조정하니 저는 애들 다 가르치고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아 편안한 마음..

사진찍기 싫어하는 마음

지난 가을 한 친구가 오서산에 올라 찍은 사진을 보내 왔는데 그걸 보는 순간 큰 충격을 받았다. 이렇게 늙다니, 나보다 두 살 아래인 친구가 이렇게 늙게 보이다니, 자기 딴에는 높은 산에 올랐다고 자랑스럽게 사진을 보냈을 터이지만, 주름진 얼굴, 입을 벌린 지친 표정, 이렇게 추한 모습이라면 차라리 안 보내느니만 못하지 않은가, 이번 겨울들어 눈이 내린 산을 서너 번 가서 사진을 찍었는데 색안경을 쓰고 찍은 것은 그냥 보아 줄 만 했으나 벗고 찍은 사진은 주름투성이 얼굴이 너무 보기 싫어 지워버렸다. 나이가 많아지니 사진찍기가 겁이 난다. 그래서 싫어 진다. 사진에 늙게 보이건 젊게 보이건 내 모습 그대로지만 그래도 쭈글쭈글한 모습이 싫다.

코로나 체험

코로나가 창궐한지 3년, 전국적으로 2,700만 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자도 3만 명이 넘었다. 국민의 절반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는 동안 나와 아내는 걸리지 않고 지내왔으나 끝내 피하지 못하고 마침내 코로나를 체험했다. 다음은 22.11.11- 11.23까지의 체험담이다. 2022.11.11. 아내가 어제 밤부터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목도 컬컬하며 아프다고 한다. 아침에 '명천가정의원'에 갔더니 코로나는 아닌 것 같다며 감기약을 지어주었으나 차도가 없고 나중에는 기침 가래까지 나온다. 2022.11.12. 아침 9시에 보건소에 가서 코로나 검사를 했다. 나도 목이 컬컬하여 함께 검사했다. 아내는 오후에 열까지 난다. 집에 비치하고 있던 해열진통제를 먹였더니 열은 내렸으나 머리와 목아픔, 기침, 가래,..

친목회를 해산하며

젊었을 때는 이런저런 친목 모임이 많았었다. 동창회, 향우회, 지인들과의 친목회, 취미가 같은 동호회, 운동 동우회, 동갑내기 모임 등 . . 이제 나이가 들다 보니 이런 모임들이 하나씩 둘씩 정리되어 간다. 회원들이 죽거나, 멀리 이사 가거나, 몸이 좋지 않아 모임에 나올 수 없는 등 회원 수가 줄다 보면 회원수가 적어져 자연스럽게 모임을 계속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모임 시간도 젊었을 때는 저녁 시간으로 하고 음식집에 모여 술도 거나하게 하는가 하면 식사가 끝나면 몇 사람이 남아 화투놀이를 하다가 헤어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나이가 많아지자 저녁 시간에 만났다가 헤어지자니 집에 돌아가기 불편하고, 특히 집이 먼 사람은 밤 운전하기 조심스러워 점심시간으로 하기를 원한다. 지난 11일에는 34년 ..

애마를 보내며

2002년에 사서 지금까지 타 온 나의 애마,너도 늙고 너만큼 말도 늙었다며 새 차를 사라고 친구들이 우스갯소리로 곧잘 놀렸지만, 이 나이에 새 차를 사 봐야 몇 년이나 더 운전하랴 싶어 사지 않고 오래된 차를 그대로 타왔다.평소에 운전을 좋아하지 않아 원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만 운행하였던 탓에20년이나 탔어도 10만km도 못 되는 주행거리, 작은 접촉사고가 한 번 있었을 뿐, 험하게 타지 않아 외형상은 새(?) 차 비슷하던 내 승용차를 폐차장으로 보냈다.  자녀들은 몇 년 전부터 나에게 나이가 많아 순발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운전하는 게 불안하다며, 승용차를 없애라고 성화를 부렸지만, 아직은 운전할만 하다는 자신감, 그리고 당장 그걸 없애면 불편이 예상되어 차일피일 미루다가 마침내 큰 결..

내가 차를 훔쳤어요

벌써 2시간. 그는 거리에 서있는 빨간 차 한 대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지금 그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폭탄은 여기저기서 터지고 머리 위에서는 수시로 미사일이 떨어졌죠. 가족과 함께 방공호에 피신해있던 그는 상황이 악화되자 키이우를 떠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차량도, 휘발유도 구하기 어려웠죠. 그때 눈에 띈 것이 엉망이 된 도로에 서 있는 빨간 차 한 대였습니다. 시동장치에는 열쇠가 꽂혀 있었고, 기름도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마치 어딘가로 떠나기 위해 대기 중인 차량처럼 말입니다. 지켜보던 그는 차를 훔치기로 결심합니다. 이대로는 러시아의 폭탄에 가족 모두 몰살을 당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2시간 후에도 차량 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그는 차를 훔쳐 가족과 떠났습니다. 키..

점심은 간편식

점심에는 간편식이 좋다. 우유 또는 라떼, 집에서 직접 만든 떡이나 빈대떡, 고구마 등과 제철 과일, 채소를 매일 종류를 바꾸어가며 몇가지씩 먹으면 영양도 갖추고 소화도 잘되는 간편식이 된다. 한편 공무원 연금지에 ‘카메라에 담다’라는 코너가 있다. 매월 제시하는 주제에 따라 독자들이 사진을 올리는데 9월에는 ‘맛잘알 꿀조합’이라는 주제가 나와 우리집 간편식 사진을 올렸더니 채택되어 실렸다.

보이스피싱 통화경험

휴대전화 벨이 울린다. 낯모르는 전화번호다. 받을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가 받기로 했다. ‘여보세요’ ‘아무개씨 되십니까?’ 중년남성이 내 이름을 대면서 확인한다. ‘예, 그런데요. 누구시죠?’ ‘예, 저는 ○○검찰청의 ○○○ 수사관입니다.’ ‘어디라고요?’ 상대방은 다시 한번 자신을 소개하면서 금융사기범을 하나 검거했는데 피해자를 조사하던 중 내 은행계좌가 나와서 전화를 했다는 것, 서울 군자동의 농협은행과 자양동의 우리은행 등 두 곳에 지난 5월 개설된 계좌가 나와서 피해자 진술조서를 받기 위해 전화했다는 것이었다. 순간 나는 말로만 듣던 ‘보이스 피싱’일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 무렵 그 두 곳에 간 일도 없으니 계좌개설은 말이 안 된다고 하니 그자는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범인이 개설했을 수도 있다..

일곱가지나무

일곱가지 나무 한 그루 아버지 일찍 여위고 홀어머니 슬하 갖은 어려움 속에 자랐다네 일곱나무로 나뉘어 여기저기 떨어져 만고풍상 겪으면서도 서로돕고 우애하며 꿋꿋하게 살아왔네 나무 하나 먼저 가고 여섯 나무 남아 팔학년, 칠학년, 육학년. 적지 않은 나이지만 전화, 카페, 밴드, 카톡으로 희로애락 함께 하며 살아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