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이야기 260

역시 똑순이는 다르네

4학년 때 반에서 회장을 한 손녀가 5학년 때는 전교 회장에 도전하려 하였는데 갑자기 이사를 하는 바람에 새로운 학교에 전학하였고 마침 새 학기라서 전학 한지 겨우 5일 만에 회장을 뽑는 선거가 있었다. 아는 친구 하나 없는 낯선 학교에서 새로 만난 친구들과 사귈 겨를도 없이 출마하기 꺼려졌으나 이름이라도 알리자는 각오로 회장 후보에 등록했단다. 선거 전날까지 원고를 쓰고 다듬고 연습하기를 거듭한 끝에 투표 직전 연설을 어찌나 잘했던지 8명의 후보를 물리치고 당당하게 회장에 당선된 것. 어릴 때부터 똑똑하다고 똑순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었었는데 아~ 장하다. 우리 손녀! 공부도 열심히, 회장역할도 열심히 하거라.

금쪽같은 내손자

둘째 손자가 태어났다. 손자가 하나뿐이라서 조금은 서운한 감도 없지 않았으나 아들 부부의 나이도 많아지고 손자의 나이가 열 살이나 되기에 이젠 손주는 끝났는가 했는데 둘째가 태어난 것이다. 가뜩이나 젊은이들이 아기 낳기를 꺼려 국가적 큰 문제로 부각하고 있는 요즈음 우리 집에 아기가 태어났으니 우리 집의 경사요, 나라에 충성하는 일이 아닌가, 이런 기쁨을 선사한 아들과 며느리가 고맙고 대견스럽다. 또한 우리를 찾아온 귀여운 손자! 정말 반갑다. 탈 없이 무럭무럭 자라거라. 아 ! 여기가 세상인가요, 왜 이렇게 눈부시지?(출생당일/23.2.22) 생후 7일 생후 7일

형님의 영전에서

형님께서 세상을 떠나셨다. 가난한 가정의 장남으로 태어나서 설상가상(雪上加霜), 아버지까지 일찍 여의고 조물조물한 6명 아우와 홀어머니를 책임져야 했던 20세 가장, 그야말로 눈앞이 캄캄하고 어찌해야 할지 모를 난감한 상황에서 형님의 절망감은 어떠하셨을까? 또 남몰래 흘린 눈물은 얼마나 되었을까? 당장 의식주를 해결하는 것도 힘들었지만, 줄줄이 커나는 아우들의 앞길을 열어 줘야 한다는 중압 감까지. . . 군 생활하는 동안의 안절부절, 제대후엔 객지에서 박봉의 공직생활하는 어려움속서도 고향집에 대한 생활비지원과 아우들 앞날 걱정을 한시도 놓을 수가 없어 신혼의 달콤함마저도 느낄 겨를조차 없이 삶에 허덕여야 했던 형님, 그렇게 노심초사(勞心焦思) 노력하신 형님의 뒷받침 덕분에 아우 중 1명은 공무원이 되었..

청솔회

푸른 솔처럼 풋풋한 젊음들이 만난 청솔회 정을 나누고 시름도 나누고 건강하자며 산행도 같이 하면서 함께한 세월이 몇 해이든가. 삼십년 우정 쌓으며 머리 허연 백솔회가 되었네 한 친구 말없이 멀리 떠나고 남은 벗들 안타까워 마주보며 한숨 짓네. ※ 청솔회 : 40-50세 친구18명이 1990년대 중반에 모인 친목회, 중도에 1명은 대전으로 이사가고 17명이 무탈하게 친목을 도모해 왔으나 최근 1명이 예기치 못하게 세상을 떠났음.

관운은 지위의 높고 낮음에 관계없이 해당한다

내가 30대 나이, 군청에 근무하던 1980년대초 이야기다. 청사관리, 청소 등 잡다한 일을 하시는 50대 청부아저씨(고용원직급)와 대화를 하는 중 “저도 관운(官運)이 참 좋은 사람입니다”라는 말을 듣고 ‘고용원이 관운이라고?’ 생각하면서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라고 하고 물어봤다. 그분 말씀은 이랬다. “옛날에는 고용원의 정년 나이가 45세였어요. 제가 정년을 코앞에 두었을 때는 아이들 교육도 아직 끝나지 않았고 경제적으로 쪼들려 정년 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었지요. 그때 마침 정부에서 고용원 정년 나이를 50세로 늦추어 주는 바람에 한시름 덜고 살 수 있었는데 제 나이가 50세에 가까워지자 또다시 정년 나이를 55세로 조정하니 저는 애들 다 가르치고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아 편안한 마음..

사진찍기 싫어하는 마음

지난 가을 한 친구가 오서산에 올라 찍은 사진을 보내 왔는데 그걸 보는 순간 큰 충격을 받았다. 이렇게 늙다니, 나보다 두 살 아래인 친구가 이렇게 늙게 보이다니, 자기 딴에는 높은 산에 올랐다고 자랑스럽게 사진을 보냈을 터이지만, 주름진 얼굴, 입을 벌린 지친 표정, 이렇게 추한 모습이라면 차라리 안 보내느니만 못하지 않은가, 이번 겨울들어 눈이 내린 산을 서너 번 가서 사진을 찍었는데 색안경을 쓰고 찍은 것은 그냥 보아 줄 만 했으나 벗고 찍은 사진은 주름투성이 얼굴이 너무 보기 싫어 지워버렸다. 나이가 많아지니 사진찍기가 겁이 난다. 그래서 싫어 진다. 사진에 늙게 보이건 젊게 보이건 내 모습 그대로지만 그래도 쭈글쭈글한 모습이 싫다.

코로나 체험

코로나가 창궐한지 3년, 전국적으로 2,700만 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자도 3만 명이 넘었다. 국민의 절반이 넘는 확진자가 나오는 동안 나와 아내는 걸리지 않고 지내왔으나 끝내 피하지 못하고 마침내 코로나를 체험했다. 다음은 22.11.11- 11.23까지의 체험담이다. 2022.11.11. 아내가 어제 밤부터 머리가 지끈지끈 아프고 목도 컬컬하며 아프다고 한다. 아침에 '명천가정의원'에 갔더니 코로나는 아닌 것 같다며 감기약을 지어주었으나 차도가 없고 나중에는 기침 가래까지 나온다. 2022.11.12. 아침 9시에 보건소에 가서 코로나 검사를 했다. 나도 목이 컬컬하여 함께 검사했다. 아내는 오후에 열까지 난다. 집에 비치하고 있던 해열진통제를 먹였더니 열은 내렸으나 머리와 목아픔, 기침, 가래,..

친목회를 해산하며

젊었을 때는 이런저런 친목 모임이 많았었다. 동창회, 향우회, 지인들과의 친목회, 취미가 같은 동호회, 운동 동우회, 동갑내기 모임 등 . . 이제 나이가 들다 보니 이런 모임들이 하나씩 둘씩 정리되어 간다. 회원들이 죽거나, 멀리 이사 가거나, 몸이 좋지 않아 모임에 나올 수 없는 등 회원 수가 줄다 보면 회원수가 적어져 자연스럽게 모임을 계속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모임 시간도 젊었을 때는 저녁 시간으로 하고 음식집에 모여 술도 거나하게 하는가 하면 식사가 끝나면 몇 사람이 남아 화투놀이를 하다가 헤어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나이가 많아지자 저녁 시간에 만났다가 헤어지자니 집에 돌아가기 불편하고, 특히 집이 먼 사람은 밤 운전하기 조심스러워 점심시간으로 하기를 원한다. 지난 11일에는 34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