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이야기 260

하느님을 팝니다

20세기 초, 미국 서부의 작은 도시에서 일어난 일이다. 어느 날, 10살 정도의 남자 아이가 1달러를 손에 꼭 쥐고 거리에 있는 상점마다 들어가 이렇게 물었다. “안녕하세요? 혹시 하느님을 파시나요?” 이 황당한 질문에 가게 주인들은 안 판다고 말하거나 혹은 아이가 장사를 방해한다고 생각해 매몰차게 내쫓기도 했다. 해가 점점 지고 있었지만, 아이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69번째 가게에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혹시 하느님을 좀 파시나요?” 가게 주인은 60이 넘은 머리가 하얀 노인이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아이에게 물었다. “얘야, 하느님은 사서 무엇하려고 그러니?” 자신에게 제대로 말을 걸어주는 사람을 처음 본 아이는 감격하여 눈물을 흘렸고, 자신의 사연을 노인에게 털어 놨다. 아이의 부모는 오래..

둘다 가지면 행복할까?(모셔 온 글)

초등(국민)학교 다닐 때 아이들이 어찌나 많은 지 한 반에 보통 70명이 넘었다. 그러고도 10반을 넘었으니 쉬는 시간에 운동장을 내려다보면 거짓말 좀 보태어 새카맣게 보였다. 원래 4학년이 되면 남과 여반으로 나뉘었는데 내가 들어간 반은 남녀 합반으로 6학년까지 그대로 갔다. 몇 학년 때인가 기억이 안 나는데 내 짝꿍은 몹시 마르고 까무잡잡한 아이였다. 짝꿍은 도시락을 한 번도 가져오지 않았고 옥수수빵을 받아 먹었다. 그런데 그 빵도 다 먹지 않고 남겨서 가방에 넣는 것을 여러번 보았다. 연필이니 공책도 없을 때가 많았고 그림도구는 아예 준비를 해오지 않았다. 그래서 내 것을 함께 쓰는 일이 많았는데 정말 아껴서 쓰려고 하는 모습이 보여, 반 쯤 쓴 크레용셋트와 도화지를 나누어주기도 했다. 어느 날인가..

고향마을에 경사났네

마을 출신 인사가 출세를 하거나 큰일을 하면 마을사람들이 이를 알리는 현수막을 마을 입구에 걸어 축하하고 오가는 사람들에게 알리는 풍습이 있는바, 나의 고향마을(주산면 주야리 두란마을)에 요즘 그런 일이 생겼다. 이야기는 내가 공직에 근무하던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4~5월경 고향의 아주머니 한분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분은 내가 어릴 때 이웃집에서 약 10년간 사시던 분이었다. 자기 아들이 시골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진학하려 하였으나 인천의 ‘인하대학교’ 입학시험에서 떨어져 1년간 재수를 하는 중 대천시에서 시행한 지방행정 9급공무원시험을 보았는데 합격하였다는 것, 그러나 공무원이 별로 달갑지 않아 합격자등록을 미루고 있어 엄마로서 나에게 전화로 상담을 하는 것이었다. “아들이 ..

뒤바뀐 보호자

슬하에 아들 하나, 딸 하나 쑥쑥 자라는 모습에 흐뭇 해 했다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고 추울세라 더울세라 아플세라 마음 졸이는 우리는 그 애들의 보호자였다. 어느새 자녀들이 중년이 되었다. 건강식품 사주고 영양제 챙겨주고 여행갈 때 병원갈 때 동행해주며 마음이 안 놓이니 승용차운전 그만하시라 성화 부리네 이제 그 애들이 우리의 보호자가 되었다. 아들,딸과(아내 칠순연)

아내의 칠순

아내의 칠순을 맞아 아들과 딸이 무창포의 한 펜션에서 고희연을 해주었다. 11살배기 손녀와 9살배기 손자가 사회를 보고 인형극도 시연하니 분위기가 한 층 고조되었고 코로나 때문에 초청인사없이 가족끼리 만 행사를 하니 오히려 오붓하였네. 아들, 며느리, 딸 모두 고맙고, 손주들 어린 줄 알았는데 대견스럽구나. 그곳에서 하룻밤 묵고 다음 날엔 조상묘역 성묘를 하고 다 같이 청천호 둘레길을 걸으며 가족애를 꽃피웠다.

어머니가 사주신 동내복

내 나이 50대 중반이던 1990년대 어느 겨울, 어머니께서 두툼한 겨울 내복을 한 벌 사주셨었다. 그때는 젊은 편이어서 내복을 안 입거나 몹시 추울 때만 얇은 것을 며칠동안 입어도 되었기에 두툼한 내복이 필요 없어 옷장 속에 넣어 두었었다. 세월이 흘러 나이가 70이 넘어가자 그 내복을 꺼내어 입기 시작하였다. 겨울 내복은 1년 내내 입는 게 아니라 한 철만 입기 때문에 두고두고 여러 해를 입을 수 있었고 그러다 보니 점점 낡아서 처음만큼 따뜻하진 않지만, 어머니의 온정을 생각하며 해마다 입고 또 입는다. 요즈음에는 ‘보온내의’니 ‘발열내의’니 하는 좋은 내복들이 많이 나오고 그것들은 얇으면서 기능이 뛰어나지만, 어머니의 사랑이 깃든 그 내복이 훨씬 더 따뜻하게 느껴진다. 어머니께서 세상을 떠나시고 두..

임인년 삼행시

공무원연금지 2022년 1월호에 임인년을 넣은 삼행시를 응모한바 채택되어 실렸다. 임과 내가 인연맺어 알콩달콩 행복하네 인정많고 상냥한 둘도 없는 내사랑 연인같이 친구같이 임인년도 행복하세 [Web발신] 안녕하세요. 월간〈공무원연금〉12월 호 200자로전하는이야기에 당첨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앞으로도 월간〈공무원연금〉에 많은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새해 첫날의 강훈련

새해 첫날 아내와 함께 옥마봉을 올랐다. 아침까지도 영하 5~7도를 오르내리던 날씨는 오후가 되자 햇볕은 따뜻, 바람은 잠잠, 기온이 영상으로 올라 산행하기 안성마춤이다. 눈이 조금씩 쌓인 산길을 밟으며 마침내 정상에 도착하니 몇몇 등산객들이 올라와 있고, 패러글라이딩 장에는 마침 한 사람이 패러글라이드를 출발하고 있었으며 몇 명의 글라이더들이 뛰어내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전망대에 올라 한 바퀴 둘러 보고 동서 양쪽으로 설치한 망원경으로 탁 트인 보령지역을 여기저기 조망하고 사진을 몇 장 찍은 후 천천히 산을 내려오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반쯤 내려왔을 때 나는 눈(目)주위를 만져보다가 깜짝 놀랐다. 아뿔사! 쓰고 있던 색안경이 없지 않은가, 전망대에서 망원경을 볼 때 그걸 벗어 휀스 중간 턱에 올려놓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