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이야기 260

사모곡

오늘은 보령머드축제전야제행사로 거리행진과 축하공연이 있는 날이다. 행정동우회 회원들도 18시까지 나와서 행진에 참여하고 저녁도 같이 하자고 연락이 왔으나 나는 가고 싶지 않다. 여러 사람이 모이는 장소에 나가기가 괴로워 3일전부터는 집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중이다. 그러나 하루 한 시간 정도 운동은 해야겠기에 저녁식사 후에 대천천변을 걸었다. 앗불싸, 행사에 참여 후 저녁을 먹고 돌아가는 친구들을 많이 만났다. 이럴 줄 알았으면 다른 코스로 가는 건데.... “왜 안 나왔느냐?” 묻는 친구들에게 우물우물 얼버무리고 걷기를 계속했다. 멀리 잔디광장에서 축하공연 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 중에 어느 출연자인가 부르는 ‘사모곡’의 가사가 애절하게 가슴에 와 닿는다. “이제는 눈물 말고 그 무엇을 바치리까?” 따라..

손을 잡고 지켜보는 수밖에

20일전 뵈었을 때 폐렴으로 항생제를 맞으시던 어머니께서 다음날 집중 관리실로 옮겨 콧 줄 식사로 연명을 하시는데도 가깝게 사는 형제들이 자주 찾아뵙기에 나는 오늘에야 아내와 같이 어머니께 갔다. 콧 줄과 항생제 링거를 끼고 누워계신 어머니, 손도 퉁퉁 부으신 채로 누워계신 모습에 가슴이 메어진다. 간호사의 말에 “폐렴증세가 좀 나아졌다, 나빠졌다” 하는데 지금은 좀 나아지신 상태라고 한다. 간병인이 나를 가리키며 누구에요? 물으니 “아들... 예뻐” 하시며 손까지 들어 가리키신다. 또 며느리를 가리키며 누구에요? 물으니 “두 째 며느리”라고 하신다. 지난번에는 나를 큰아들이랬다. 용혁이(네째)랬다 하시었는데 정신은 나아지신 것이다.어디 아프시냐고 여쭈니 “전신이 아프다” 그리고 “절린다”고도 하신다. ..

어머니의 잇몸

어머니 건강이 좀 나아지신 것 같고 정신도 비교적 맑아지신 것 같다. “너는 아들이 하나든가? 딸은 시집갔는가?” 등 물으시는 게 기억력이 많이 흐리시긴 하지만, 전처럼 횡설수설하시지는 않는다. 정신이 좀 맑아지시니까 불평불만을 많이 하신다. 집에 가시고 싶어 하시는 말씀, 아들들에 대한 불만, 손자손녀들이 찾아오지 않는다는 말씀, “그게 다 너희들(아버지들)이 잘못 가르쳐 그렇다”는 말씀 등 듣기 송구스런 말씀들.....사 가지고 간 포도를 껍질 벗겨서 드리니 한 알 잡숫고, 오렌지도 까서 드렸으나 아주 조금만, 그리고 초코파이도 드렸으나 그것도 조금 잡숫고 만다. 잇몸이 아파서 못 잡수는 것 같다. 인근 치과에 모시고 가 치료해드리면 좋겠으나 오늘은 나의 호홉기와 관련해서 병원에 다녀오느라 어머니와 ..

회오리바람

4주 만에 찾아뵙던 어머니를 6주 만에 찾았다. 병원가까이에 사는 아우들이 어머니를 자주 찾아뵈니나에게는 설 명절에 가면 좋겠다는 의견에 따라 2주 늦게 찾은 것이다. 정신건강이 많이 흐려지셨는데도 둘째아들인 나를 알아보시고 같이 간 손자도 “성일이냐”고 하시며 반가워하신다. 다만 여러 번 보셨으면서도 손자며느리에겐 예쁘다. 여섯 살 증손자를 보시고는 인물이 훤하게 잘 생겼다. 등 처음 보시는 것처럼 말씀하신다. 30분쯤 대화를 나누고 있으려니 성훈이 조카내외가 찾아왔다. 셋 째 집 손자인 성훈이를 알아보셨지만 손자며느리는 역시 처음 보시는 것처럼 예쁘다고 말씀 하신다. 내일이 설 명절이라고 차마 말씀 못 드리고....불만스런 말씀에 응대하며 그렇게 또다시 한 시간쯤 지났을까, 작별의 인사를 고하려니 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