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이야기/살아가는 이야기

등산길에서 만난 오토바이

구슬뫼 2021. 5. 19. 19:13

누군가가 5월의 푸르름을 청소년에 비유했던가?

온통 연녹색 새순으로 뒤덮인 싱그러운 숲속 길,

향긋한 나무 내음, 산뜻한 공기,

이따금 씩 들려오는 산새들의 지저귐도 정겹다.

그런 숲속을 도란도란 아내와 함께 이야기하며 걷는 기분,

몸도 마음도 가쁜하여 건강해지는 것 같고,

부부 사랑도 더 두터워지는 것 같다.

 

건강을 위해 매일 하는 산행,

요즘은 코로나 위험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등산길보다는 호젓한 산길을 즐겨 찾는다.

며칠 전 여느 때와 같이 산을 오르는데

갑자기 고요한 숲속의 정취를 깨는 굉음이 울렸다.

방금 올라왔던 방향에서 요란한 소리와 함께 오토바이 한 대가 올라오고,

이어서 조금씩 시간을 두고 한 대, 또 한 대, 이렇게 연거푸 3대가 올라와 우리를 지나쳐 올라간다.

숲속에는 금세 오토바이에서 뿜어나오는 휘발유 냄새가 확 퍼진다.

 

울긋불긋, 장구와 운동복을 갖춘 젊은 산악오토바이맨들 . . .

그들의 힘찬 모습이 부럽기도 하지만,

그들도 건강을 위한다거나 취미활동으로 산악 오토바이를 타겠지만,

조용하게 산행하는 우리에게는 굉음과 휘발유 냄새가 불편하게 느껴진다.

그들이 지난 등산길은 억센 바퀴에 흙이 패어 골이 지고,

간혹 작은 나무들이 피해를 보기도 한다.

산악 오토바이 전용등산로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대로 우리는 우리대로 산행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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