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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을 팝니다

20세기 초, 미국 서부의 작은 도시에서 일어난 일이다. 어느 날, 10살 정도의 남자 아이가 1달러를 손에 꼭 쥐고 거리에 있는 상점마다 들어가 이렇게 물었다. “안녕하세요? 혹시 하느님을 파시나요?” 이 황당한 질문에 가게 주인들은 안 판다고 말하거나 혹은 아이가 장사를 방해한다고 생각해 매몰차게 내쫓기도 했다. 해가 점점 지고 있었지만, 아이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69번째 가게에 들어갔다. “안녕하세요? 혹시 하느님을 좀 파시나요?” 가게 주인은 60이 넘은 머리가 하얀 노인이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아이에게 물었다. “얘야, 하느님은 사서 무엇하려고 그러니?” 자신에게 제대로 말을 걸어주는 사람을 처음 본 아이는 감격하여 눈물을 흘렸고, 자신의 사연을 노인에게 털어 놨다. 아이의 부모는 오래..

블로그도 늙어 가는가?

블로그(구슬뫼 쉼터)를 시작한지 15년이 되었다. 처음 10년 정도는 향토사랑, 우리말 사랑, 생활민속 등 향토문화를 조사하고 연구(?)하여 글을 올렸는데 이제는 우리가족 이야기, 살아가는 이야기 등 개인적인 일들, 시시콜콜한 글들 공직관련 이야기 같은 추억의 글들이 주를 이룬다. 블로그도 사람따라 늙어가는가보다. ‘향토문화를 사랑하는 사람’ 블로그 표지에 써 놓은 표지 말이 무색해져 그것도 바꿔야 될까싶다.

카테고리 없음 2022.04.25

조용하게 보낸 생일

해마다 생일이 되면 아들네와 딸네가 찾아와 집안이 떠들썩하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아무도 오지 말라고 하였다. 늙은 부부만 사는 조용한 집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손자, 손녀들의 재롱이 펼쳐지고, 모처럼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연출 될 터인데 코로나가 그것까지 막아버린 것이다. 만연한 코로나 위험 때문에 우리 부부만 생일을 맞고자 한 것인데 너무 쓸쓸하다며 아들 혼자라도 다녀간다고 코로나 검사로 음성임을 확인한 후 다녀갔다. 코로나가 발생한 지 3년, 좀처럼 누그러질 기미가 없이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하루 수 십 만 명씩 생겨나고, 누적 확진자 수가 인구의 20%를 넘어 30%를 육박(肉薄)하고 있다. 서울의 아들네도. 수원의 딸네도 모두 한 번씩 코로나에 걸려 곤혹을 치렀는가 하면, 이곳 보령도 예외가..

카테고리 없음 2022.04.10

둘다 가지면 행복할까?(모셔 온 글)

초등(국민)학교 다닐 때 아이들이 어찌나 많은 지 한 반에 보통 70명이 넘었다. 그러고도 10반을 넘었으니 쉬는 시간에 운동장을 내려다보면 거짓말 좀 보태어 새카맣게 보였다. 원래 4학년이 되면 남과 여반으로 나뉘었는데 내가 들어간 반은 남녀 합반으로 6학년까지 그대로 갔다. 몇 학년 때인가 기억이 안 나는데 내 짝꿍은 몹시 마르고 까무잡잡한 아이였다. 짝꿍은 도시락을 한 번도 가져오지 않았고 옥수수빵을 받아 먹었다. 그런데 그 빵도 다 먹지 않고 남겨서 가방에 넣는 것을 여러번 보았다. 연필이니 공책도 없을 때가 많았고 그림도구는 아예 준비를 해오지 않았다. 그래서 내 것을 함께 쓰는 일이 많았는데 정말 아껴서 쓰려고 하는 모습이 보여, 반 쯤 쓴 크레용셋트와 도화지를 나누어주기도 했다. 어느 날인가..

고향마을에 경사났네

마을 출신 인사가 출세를 하거나 큰일을 하면 마을사람들이 이를 알리는 현수막을 마을 입구에 걸어 축하하고 오가는 사람들에게 알리는 풍습이 있는바, 나의 고향마을(주산면 주야리 두란마을)에 요즘 그런 일이 생겼다. 이야기는 내가 공직에 근무하던 198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4~5월경 고향의 아주머니 한분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분은 내가 어릴 때 이웃집에서 약 10년간 사시던 분이었다. 자기 아들이 시골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진학하려 하였으나 인천의 ‘인하대학교’ 입학시험에서 떨어져 1년간 재수를 하는 중 대천시에서 시행한 지방행정 9급공무원시험을 보았는데 합격하였다는 것, 그러나 공무원이 별로 달갑지 않아 합격자등록을 미루고 있어 엄마로서 나에게 전화로 상담을 하는 것이었다. “아들이 ..

선거전 이래서야 되겠는가

대통령선거를 열흘 남짓 앞두고 득표전이 치열하다. 처음부터 눈에 확 띄는 정책들은 별로 없고 생활밀착형 공약, 소소공약, 어쩌구하며 시골 지역 시장•군수의 공약에나 어울릴 법한 시시콜콜, 자질구레한 공약들을 앞다투어 내어놓다가, 복지 운운하면서 노인, 청년, 무주택자, 소상공인, 자영업자, 군인 . . 등등 여기저기 얼마씩 지원하겠다고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더니, 그나마도 이젠 공약들은 뒷전으로 밀리고 여와 야를 따질 것 없이 치고받고 물고 뜯고 그야말로 진흙탕 속의 개싸움을 방불케 한다. 취모멱자(吹毛覓疵/흠을 찾으려고 털을 불어 헤친다)라는 말처럼 서로의 티끌만 한 잘못이라도 샅샅이 찾아 침소봉대(針小棒大)하여 공격하고, 나아가 제 잘못을 상대방 잘못으로 바꿔 덮어씌우는가 하면, 심지어 없는 잘못을 만..

연구분야/진단 2022.02.25

뒤바뀐 보호자

슬하에 아들 하나, 딸 하나 쑥쑥 자라는 모습에 흐뭇 해 했다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고 추울세라 더울세라 아플세라 마음 졸이는 우리는 그 애들의 보호자였다. 어느새 자녀들이 중년이 되었다. 건강식품 사주고 영양제 챙겨주고 여행갈 때 병원갈 때 동행해주며 마음이 안 놓이니 승용차운전 그만하시라 성화 부리네 이제 그 애들이 우리의 보호자가 되었다. 아들,딸과(아내 칠순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