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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목회를 해산하며

젊었을 때는 이런저런 친목 모임이 많았었다. 동창회, 향우회, 지인들과의 친목회, 취미가 같은 동호회, 운동 동우회, 동갑내기 모임 등 . . 이제 나이가 들다 보니 이런 모임들이 하나씩 둘씩 정리되어 간다. 회원들이 죽거나, 멀리 이사 가거나, 몸이 좋지 않아 모임에 나올 수 없는 등 회원 수가 줄다 보면 회원수가 적어져 자연스럽게 모임을 계속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모임 시간도 젊었을 때는 저녁 시간으로 하고 음식집에 모여 술도 거나하게 하는가 하면 식사가 끝나면 몇 사람이 남아 화투놀이를 하다가 헤어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나이가 많아지자 저녁 시간에 만났다가 헤어지자니 집에 돌아가기 불편하고, 특히 집이 먼 사람은 밤 운전하기 조심스러워 점심시간으로 하기를 원한다. 지난 11일에는 34년 ..

미국에서 살다 온 90대부부(모셔온 글)

내가 묵는 실버타운 이층에는 일년 전부터 아흔 한살의 노인 부부가 살고 있다. 미국에서 오십년을 살다가 고국에서 죽고 싶어 돌아왔다고 한다. 부부는 아침이면 동해바닷가의 파크골프장 녹색 잔디밭에 나가 걷는다. 점심시간이 되면 공동식당에서 주는 나물 반찬이 많은 시골밥상을 맛있게 먹는다. 저녁 어둠이 내리면 노부부는 각자 책을 읽고 노래도 함께 한다. 아직도 시력이 책을 읽을 수 있다고 한다. 실버타운의 온천탕에서 본 그 노인은 구십대인데도 아직도 허리가 꼿꼿하고 몸매가 흐트러지지 않았다. 나는 그분들이 ‘무엇으로 사는지’ 알고 싶었다. 맑게 잘 살아온 그분들의 삶 자체가 진리 덩어리라는 생각이다. 그분들의 삶을 얘기 듣고 싶었다. 어제저녁 그 노부부를 소형차에 모시고 북평시장 근처의 식당으로 가 돌솥밥을..

카테고리 없음 2022.11.13

핼러윈데이(Halloween Day)가 무엇이길래

지난 10월 29일 밤, 이태원의 ‘핼러윈데이’축제에서 참으로 안타까운 참사가 일어났다. 좁은 골목길에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어 한꺼번에 넘어지면서 155명이 죽고 148명이 다치는 큰 불상사가 발생한 것이다. 도대체 ‘핼러윈데이’가 무엇이길래 젊은이들이나 어린이들이 거기에 미쳐 너도나도 호박가면과 갖가지 귀신 탈을 쓰고 뛰어든단 말인가, 우리 고유의 민속행사도 아닌 서양에서 들어온 행사에 그렇게 열광하는 게 좋아 보이지 않는다. 속담에 “남이 장에 간다니 무릅에 망건쓰고 장에 간다.”는 말이 있는데 ‘핼러윈데이’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남들이 귀신 탈을 쓰고 노니까 너도나도 덩달아 탈을 쓰고 나가는 겪이 아닌가 한다. 이참에 ‘핼러윈데이’에 대하여 정리한 어느 목사님의 글이 있어 옮겨본다. ((옮긴 글)) ..

연구분야/진단 2022.11.01

꽃무릇과 상사화

전국적으로 보면 전북의 선운사, 불갑사 등에 대단위 꽃무릇 단지가 있다. 우리지역에도 성주산 휴양림에 가면 꽃무릇단지가 있어 9월쯤이면 관광객과 등산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런데 사람들 중에는 상사화와 꽃무릇이 비슷하여 구분을 못하는 분들이 많다, 둘 다 아스파라거스목 수선화과 상사화 속의 여러해살이 구근식물이지만 꽃피는 시기나 꽃말 등에서 둘이 서로 다름을 알아야 겠다. 상사화는 한여름에 꽃이 피며, 연노랑색, 황 미백색, 황적색의 백양꽃, 흰 상사화, 개상사화, 진노랑, 붉노랑, 붉은 상사화 등 종류도 여러가지이고 꽃 색깔도 다양하다. 이에 반해 꽃무릇은 석산이라고도 하며 짙은 빨강색 꽃이 가을에 피며 줄기가 상사화보다 길고 수술도 길다. 아래 표를 보면 좀더 자세히 알 수 있다. 구분 꽃무릇 상..

연구분야/진단 2022.10.23

애마를 보내며

2002년에 사서 지금까지 타 온 나의 애마,너도 늙고 너만큼 말도 늙었다며 새 차를 사라고 친구들이 우스갯소리로 곧잘 놀렸지만, 이 나이에 새 차를 사 봐야 몇 년이나 더 운전하랴 싶어 사지 않고 오래된 차를 그대로 타왔다.평소에 운전을 좋아하지 않아 원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만 운행하였던 탓에20년이나 탔어도 10만km도 못 되는 주행거리, 작은 접촉사고가 한 번 있었을 뿐, 험하게 타지 않아 외형상은 새(?) 차 비슷하던 내 승용차를 폐차장으로 보냈다.  자녀들은 몇 년 전부터 나에게 나이가 많아 순발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운전하는 게 불안하다며, 승용차를 없애라고 성화를 부렸지만, 아직은 운전할만 하다는 자신감, 그리고 당장 그걸 없애면 불편이 예상되어 차일피일 미루다가 마침내 큰 결..

내가 차를 훔쳤어요

벌써 2시간. 그는 거리에 서있는 빨간 차 한 대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지금 그는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 발이 묶여 있습니다. 폭탄은 여기저기서 터지고 머리 위에서는 수시로 미사일이 떨어졌죠. 가족과 함께 방공호에 피신해있던 그는 상황이 악화되자 키이우를 떠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차량도, 휘발유도 구하기 어려웠죠. 그때 눈에 띈 것이 엉망이 된 도로에 서 있는 빨간 차 한 대였습니다. 시동장치에는 열쇠가 꽂혀 있었고, 기름도 가득 들어 있었습니다. 마치 어딘가로 떠나기 위해 대기 중인 차량처럼 말입니다. 지켜보던 그는 차를 훔치기로 결심합니다. 이대로는 러시아의 폭탄에 가족 모두 몰살을 당할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2시간 후에도 차량 주인이 나타나지 않자 그는 차를 훔쳐 가족과 떠났습니다. 키..

점심은 간편식

점심에는 간편식이 좋다.우유 또는 라떼, 집에서 직접 만든 떡이나 빈대떡, 고구마 등과 제철 과일, 채소를 매일 종류를 바꾸어가며 몇가지씩 먹으면 영양도 갖추고 소화도 잘되는 간편식이 된다. 공무원 연금지에 ‘카메라에 담다’라는 코너가 있다.매월 제시하는 주제에 따라 독자들이 사진을 올리는데 9월에는 ‘맛잘알 꿀조합’이라는 주제가 나와 우리집 간편식 사진을 올렸더니 채택되어 실렸다.

보이스피싱 통화경험

휴대전화 벨이 울린다. 낯모르는 전화번호다. 받을까 말까 잠시 망설이다가 받기로 했다. ‘여보세요’ ‘아무개씨 되십니까?’ 중년남성이 내 이름을 대면서 확인한다. ‘예, 그런데요. 누구시죠?’ ‘예, 저는 ○○검찰청의 ○○○ 수사관입니다.’ ‘어디라고요?’ 상대방은 다시 한번 자신을 소개하면서 금융사기범을 하나 검거했는데 피해자를 조사하던 중 내 은행계좌가 나와서 전화를 했다는 것, 서울 군자동의 농협은행과 자양동의 우리은행 등 두 곳에 지난 5월 개설된 계좌가 나와서 피해자 진술조서를 받기 위해 전화했다는 것이었다. 순간 나는 말로만 듣던 ‘보이스 피싱’일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그 무렵 그 두 곳에 간 일도 없으니 계좌개설은 말이 안 된다고 하니 그자는 개인정보가 유출되어 범인이 개설했을 수도 있다..

일곱가지나무

일곱가지 나무 한 그루 아버지 일찍 여위고 홀어머니 슬하 갖은 어려움 속에 자랐다네 일곱나무로 나뉘어 여기저기 떨어져 만고풍상 겪으면서도 서로돕고 우애하며 꿋꿋하게 살아왔네 나무 하나 먼저 가고 여섯 나무 남아 팔학년, 칠학년, 육학년. 적지 않은 나이지만 전화, 카페, 밴드, 카톡으로 희로애락 함께 하며 살아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