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에 사서
지금까지 타 온 나의 애마,
너도 늙고 너만큼 말도 늙었다며
새 차를 사라고 친구들이
우스갯소리로 곧잘 놀렸지만,
이 나이에 새 차를 사 봐야
몇 년이나 더 운전하랴 싶어
사지 않고 오래된 차를 그대로 타왔다.
평소에 운전을 좋아하지 않아
원거리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가까운 거리만 운행하였던 탓에
20년이나 탔어도 10만km도 못 되는 주행거리,
작은 접촉사고가 한 번 있었을 뿐,
험하게 타지 않아 외형상은 새(?) 차 비슷하던
내 승용차를 폐차장으로 보냈다.
자녀들은 몇 년 전부터
나에게 나이가 많아 순발력과 집중력이 떨어져 운전하는 게 불안하다며,
승용차를 없애라고 성화를 부렸지만,
아직은 운전할만 하다는 자신감,
그리고 당장 그걸 없애면 불편이 예상되어
차일피일 미루다가
마침내 큰 결심(?)을 한 것이었다.
오랫동안 아끼면서 손 때 묻혀온
사랑하는 나의 애마,
은회색으로 깔끔한 너에게 내 몸을 싣고
시원한 해안도로, 호젓한 산길,
쭉쭉 뻗은 고속도로,
고즈넉한 고향길을 달리던 기억들,
아내와 함께 타고, 귀여운 손주들과 타고,
친구들과 타고, 지인과도 타고 . . .
그렇게 스무 해를 같이 해온 애마를 보내려니
서운한 마음이 어찌 없을 것인가?
자동차 말소 등록 사실증명서를 받고 보니
애마와 함께 한 그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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