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이야기/살아가는 이야기

친목회를 해산하며

구슬뫼 2022. 11. 25. 10:40

젊었을 때는 이런저런 친목 모임이 많았었다.

동창회, 향우회, 지인들과의 친목회, 취미가 같은 동호회, 운동 동우회, 동갑내기 모임 등 . .

이제 나이가 들다 보니 이런 모임들이 하나씩 둘씩 정리되어 간다.

회원들이 죽거나, 멀리 이사 가거나, 몸이 좋지 않아 모임에 나올 수 없는 등 회원 수가 줄다 보면

회원수가 적어져 자연스럽게 모임을 계속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만다.

모임 시간도 젊었을 때는 저녁 시간으로 하고 음식집에 모여 술도 거나하게 하는가 하면

식사가 끝나면 몇 사람이 남아 화투놀이를 하다가 헤어지기도 하였다.

그러나 나이가 많아지자 저녁 시간에 만났다가 헤어지자니 집에 돌아가기 불편하고,

특히 집이 먼 사람은 밤 운전하기 조심스러워 점심시간으로 하기를 원한다.

 

지난 11일에는 34년 동안 만나 오던 차령회(車嶺會)모임을 해산했다.

198813명의 회원으로 출발한 이 모임은

그동안 3명의 회원이 떨어져 나가고한 명은 대전에, 또 한 명은 천안에 이사를 가버린 상태이며

모두가 직장생활, 개인사업 등 활발히 활동하던 회원들 중 한 명만 은퇴 후 새로운 일을 할 뿐,

모두들 조용히 건강관리나 하는 70대 중후반이 되자 모임 참석률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멀리 대전과 천안에 사는 친구들은 참석하자니 오고 가기 어렵고 불참하자니 꺼림칙 했을 것이다.

이래저래 모일 때마다 5060% 정도만 참석하니

친목회의 기본 목적인 만남의 의미가 적어졌으므로 회원 전원의 합의로 해산하기에 이르른것이다.

 

40대 전후로 팔팔했던 회원들이 백발이 성성한 주름투성이로 변해

모임을 정리하고 그만 만나기로 하니 30여 년의 우정 나눔이 파노라마처럼 스치며 만감이 교차한다.

모임을 해산하더라도 연락은 서로 하고 지내자.”는 다짐들이 웬지 공허롭게 느껴졌다.

제주도 소천지의 바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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