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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을 잡고 지켜보는 수밖에

20일전 뵈었을 때 폐렴으로 항생제를 맞으시던 어머니께서 다음날 집중 관리실로 옮겨 콧 줄 식사로 연명을 하시는데도 가깝게 사는 형제들이 자주 찾아뵙기에 나는 오늘에야 아내와 같이 어머니께 갔다. 콧 줄과 항생제 링거를 끼고 누워계신 어머니, 손도 퉁퉁 부으신 채로 누워계신 모습에 가슴이 메어진다. 간호사의 말에 “폐렴증세가 좀 나아졌다, 나빠졌다” 하는데 지금은 좀 나아지신 상태라고 한다. 간병인이 나를 가리키며 누구에요? 물으니 “아들... 예뻐” 하시며 손까지 들어 가리키신다. 또 며느리를 가리키며 누구에요? 물으니 “두 째 며느리”라고 하신다. 지난번에는 나를 큰아들이랬다. 용혁이(네째)랬다 하시었는데 정신은 나아지신 것이다.어디 아프시냐고 여쭈니 “전신이 아프다” 그리고 “절린다”고도 하신다. ..

어머니의 잇몸

어머니 건강이 좀 나아지신 것 같고 정신도 비교적 맑아지신 것 같다. “너는 아들이 하나든가? 딸은 시집갔는가?” 등 물으시는 게 기억력이 많이 흐리시긴 하지만, 전처럼 횡설수설하시지는 않는다. 정신이 좀 맑아지시니까 불평불만을 많이 하신다. 집에 가시고 싶어 하시는 말씀, 아들들에 대한 불만, 손자손녀들이 찾아오지 않는다는 말씀, “그게 다 너희들(아버지들)이 잘못 가르쳐 그렇다”는 말씀 등 듣기 송구스런 말씀들.....사 가지고 간 포도를 껍질 벗겨서 드리니 한 알 잡숫고, 오렌지도 까서 드렸으나 아주 조금만, 그리고 초코파이도 드렸으나 그것도 조금 잡숫고 만다. 잇몸이 아파서 못 잡수는 것 같다. 인근 치과에 모시고 가 치료해드리면 좋겠으나 오늘은 나의 호홉기와 관련해서 병원에 다녀오느라 어머니와 ..

회오리바람

4주 만에 찾아뵙던 어머니를 6주 만에 찾았다. 병원가까이에 사는 아우들이 어머니를 자주 찾아뵈니나에게는 설 명절에 가면 좋겠다는 의견에 따라 2주 늦게 찾은 것이다. 정신건강이 많이 흐려지셨는데도 둘째아들인 나를 알아보시고 같이 간 손자도 “성일이냐”고 하시며 반가워하신다. 다만 여러 번 보셨으면서도 손자며느리에겐 예쁘다. 여섯 살 증손자를 보시고는 인물이 훤하게 잘 생겼다. 등 처음 보시는 것처럼 말씀하신다. 30분쯤 대화를 나누고 있으려니 성훈이 조카내외가 찾아왔다. 셋 째 집 손자인 성훈이를 알아보셨지만 손자며느리는 역시 처음 보시는 것처럼 예쁘다고 말씀 하신다. 내일이 설 명절이라고 차마 말씀 못 드리고....불만스런 말씀에 응대하며 그렇게 또다시 한 시간쯤 지났을까, 작별의 인사를 고하려니 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