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30대 나이, 군청에 근무하던 1980년대초 이야기다.
청사관리, 청소 등 잡다한 일을 하시는 50대 청부아저씨(고용원직급)와 대화를 하는 중
“저도 관운(官運)이 참 좋은 사람입니다”라는 말을 듣고
‘고용원이 관운이라고?’ 생각하면서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라고 하고 물어봤다.
그분 말씀은 이랬다.
“옛날에는 고용원의 정년 나이가 45세였어요.
제가 정년을 코앞에 두었을 때는 아이들 교육도 아직 끝나지 않았고
경제적으로 쪼들려 정년 후 어떻게 살아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었지요.
그때 마침 정부에서 고용원 정년 나이를 50세로 늦추어 주는 바람에
한시름 덜고 살 수 있었는데
제 나이가 50세에 가까워지자 또다시 정년 나이를 55세로 조정하니
저는 애들 다 가르치고 경제적으로 안정을 찾아 편안한 마음으로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습니다.
제 관운이 얼마나 좋아요?”
나는 그 말씀을 듣고 크게 깨달았다.
“관운이란 말은 높은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경우만 쓰는 게 아니구나,
지위가 높거나, 낮거나 막론하고 허드렛일을 하는 사람까지
관청에서 근무하는 모든이에 해당되는 말이구나.”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신 청부아저씨께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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