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이야기/군화발자국

먹통(軍시절 일기)

구슬뫼 2018. 1. 18. 13:40

"우리는 공과 사를 가리어 단결을 굳게 하고 생사고락을 같이 한다"

공과 사를 가림이 엄연한 군인의 근본 정신으로 된 것은 사실일이다.

그러나 人間이 존재하는 한 不淨이란 없을 수 없는 요소인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이 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개중에는 자기의 쥐꼬리만한 세력을 이용하여 사욕을 채우는 파렴치한 인간들이 있다는 것,

특히 군대에서 크고 작은 모든 일에 "맨입으로 되나" 하는 말이 일상용어로 쓰이고 있다.

심지어는 정기휴가를 갔다 오는데도 신탄진 몇 갑으로는 눈총을 받기 일수이니

얼핏 생각하면 부정이 오히려 정상인듯 한 인상도 가지게 된다.

참으로 비정상도 180도 비정상이 아닌가?

인간쓰레기 같은이들 속에 생활하면서 이들에게 휩쓸리지 않고 피해를 안보려니 정말로 어렵다.

아부고 뭐고 생각치 않고 말없이 묵묵히 되는대로 살자니 애로가 많은 것이다.

간사하게 알랑거리며 신상을 편케 지냄이 군대요령이겠으나 그렇게는 도저히 못하겠다.

이 친구 답답도 하지

아! 적당히 해서 집에도 자주 가고 군대생활도 둥글둥글 하지 뭘 그래

그러나

허허 나는 먹통이로소이다.

1969.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