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분야/우리말 사랑

사장님이라는 부름말(呼稱)

구슬뫼 2014. 12. 10. 18:24

  

사람들은 흔히 사장님이라는 부름말을 쓴다.

선생님, 의원님 등 확실한 직위가 있는 사람(또는 그런 직위에 있었던 사람)은 그 호칭을 쓰지만 부르기 애매한 사람이나 또는 처음 보는 사람을 부를 때 사장님이라고 하는 것이다.

사장님이라는 부름말이 시작된 것은 1960년대로 기억 한다.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해가던 그 시절 사업체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고 따라서 사장님들도 양산되었다. 주식회사나 큰 규모의 개인회사 사장이야 당연히 사장님이라지만, 작은 회사, 심지어 구멍가게 주인도 사장님이라 불렀으니 사장 아닌 사람이 별로 없다고 했을 정도였다. 오죽했으면 60년대 말경에 유행한 노래에 길을 가다가 사장님하고 불렀더니 열에 열사람 모두가 돌아보네요.”라는 가사가 나왔을까? 상대방의 격을 높여주는 사장님은 부르기 편하고 거부감 없이 들을 수 있어 수 십 년 동안 사용되고 있다.

옛날에는 성씨 뒤에 가()를 붙여 김가니 이가니 하다가 격을 높여서 씨()를 붙여 김씨니 이씨니 하더니 근래 들어서는 더욱 격을 높여 김사장 이사장하고 부르는 것이다.

김가라 하는 것 보다 김씨라 하는 게 기분이 덜 상하고 김사장님이라고 하면 좋은 기분이 드는 게 사람의 심리이다.

()에서 씨()로 다시 사장(社長)으로 변해가는 부름말, 아니 변한다기 보다 점점 격을 높여가는 부름말, 경제학에 나오는 인플레이션과 비슷한 현상이 아닌가, 호칭 인플레이션(?) 현상이라고 해도 될까? 아무튼 앞으로 또 어떤 말로 변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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