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숙종 때 아직 나이가 스물이 되지 않고 허름한 옷차림을 한 젊은 청년이 경상도 밀양 땅에 나타났다. 그의 이름은 '高裕(고유)' 다.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켜 왜적을 물리친 '고경명'의 현손 이었지만 부모를 어린 나이에 여의고, 친족들의 도움도 받지못해 외롭게 떠도는 입장이었다. 밀양땅에 이르러서는 생계를 위해서 남의 집 머슴을 살게 되었다. 비록 머슴살이를 살고 있고, 학문이 짧아서 무식 하였지만 사람됨이 신실 하였고, 언변에 신중 하였고, 인격이 고매 하였으므로 대하는 사람마다 그를 존중하여 주었으며, 사람들은 그를 "고도령" 이라고 불러 주었다. 그 마을에는 '박 좌수' 라 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박 좌수'는 관청을 돕는 아전들의 우두머리 였지만 박봉이었고 중년 나이에 상처를 한 후에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