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전 뵈었을 때 폐렴으로 항생제를 맞으시던 어머니께서
다음날 집중 관리실로 옮겨 콧 줄 식사로 연명을 하시는데도 가깝게 사는 형제들이 자주 찾아뵙기에
나는 오늘에야 아내와 같이 어머니께 갔다.
콧 줄과 항생제 링거를 끼고 누워계신 어머니, 손도 퉁퉁 부으신 채로 누워계신 모습에 가슴이 메어진다.
간호사의 말에 “폐렴증세가 좀 나아졌다, 나빠졌다” 하는데 지금은 좀 나아지신 상태라고 한다.
간병인이 나를 가리키며 누구에요? 물으니 “아들... 예뻐” 하시며 손까지 들어 가리키신다.
또 며느리를 가리키며 누구에요? 물으니 “두 째 며느리”라고 하신다.
지난번에는 나를 큰아들이랬다. 용혁이(네째)랬다 하시었는데 정신은 나아지신 것이다.
어디 아프시냐고 여쭈니 “전신이 아프다” 그리고 “절린다”고도 하신다.
간호과장을 만났다. 폐렴 때문에 강한 항생제를 투여한다며 폐렴증세가 나아지는 것 같아
콧 줄 식사의 양을 조금 늘였더니 소화에 문제가 있어 다시 줄였단다.
눈만 깜빡이시며 아들과 며느리를 번갈아 보시는 어머니,
귀가 어두운데다가 발음도 분명치 못해 대화가 어렵다.
손을 꼭 잡고 어머니를 지긋이 보아드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안타깝다.
그렇게 한 시간여...차마 간다고 말씀드리기 어려워 주저 끝에
저 “이제 갈게요, 또 올게요” 말씀드리니 기분이 좋지 않은 표정이시다.
몇 번 말씀드려도 눈만 떴다 감았다 하시더니 간병인이 “아들 간대요. 또 온대요.”
하고 말씀드리니 그때서야 고개를 약간 끄덕하신다.
손을 꼭 잡고 몇 번 또 올게요, 말씀드리고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병원을 나왔다.
2019.6.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