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가깝게 지내는 후배 중 열심히 사는 공무원 한사람이 있다.
매사에 성실한 그는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여 2011년 1월 승진, 과장이 되었고, 바쁜 격무 속에서도 향학열을 불태워 60이 다된 만학도로 대학에 다녀 석사학위를 받고 이어 박사과정까지 도전하는 학구파다.
젊었을 적엔 넉넉지 못한 가정의 큰아들로서 동생들 뒤치다꺼리 등 어려움도 많았지만 이제는 경제적으로도 여유를 가지고 살만 하게 되었으며 딸 둘을 두었는데 큰 딸은 세무 공무원으로 근무하며 동료직원에게 시집을 갔고, 작은 딸은 아직 미혼이지만 직장을 다니며 혼처를 정하여 놓고 결혼식만 남겨놓고 있다.
금년 봄엔 살던 집을 대수선하여 크고 멋있게 만들었고, 부부가 다 건강하여 등산, 탁구 등 운동도 같이 다니며, 이제 2013년 정년퇴직을 하면 부부가 여행도 하고 취미생활도 하면서 여생을 즐길 일만 남았다.
모든 게 순조롭고 좋은 일만 계속되는 평범하지만 행복한 가정인데 이 평화로운 가정에 날벼락이 떨어졌다.
평소 건강하여 감기 한번 걸리지 않고 병원도 별로 모르고 지내던 부인이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그것도 이미 간까지 옮겨 버린, 수술도 할 수 없는 4기라고 한다. 의사의 말로는 6개월밖에 살 수 없다고 하는데 환자에게는 사실대로 말 할 수 없어 항암치료를 하면 암의 덩어리가 작아지고 그러면 수술하여 살 수 있다면서 1주일 간격으로 항암주사를 놓는다.
시집간 큰 딸이 둘째를 낳은 지 9개월, 아직 육아휴직 중이라서 당분간 친정에 와서 엄마(환자)를 돌보고 있다. 그 딸은 큰 아이가 5살인데 그 녀석은 서울에서 직장에 나가는 애기 아빠가 데리고 살면서 유치원에 보내고 있단다.
결혼을 앞둔 작은 딸은 내년에 식을 올리려 했는데 다급해지자 12월로 결혼식을 앞당겼다.
한사람이 병이 나자 가족들이 모두 불행해지고 여러 집이 불안해진 것이다.
옛말에 호사다마(好事多魔) 즉, ‘좋은 일에 마가 낀다.’ 바로 이럴 때 쓰는 말인가.
그 부인도 남편 못지않게 열심히 살아온 여자다. 남편의 박봉에만 의존하지 않고 두 딸을 키우면서도 공장에 나가 돈을 벌었으며 일평생 절약과 저축으로 재산을 키워온 억척스런 여인이었는데 그런 그녀가 이제 행복한 삶을 누릴 만 해졌는데 57세의 짧은 생을 마감해야 하는가?
하늘도 무심하시지, 왜 이토록 평화로운 가정에 풍파가 이는 것일까?
착하게 그리고 열심히 살아온 그들이 무슨 죄가 있기에 그런 불행을 당해야 하는가?
그녀가 다시 건강을 되찾을 수 없을까? 그래서 옛날처럼 열심히 살 수 없을까? 그녀에게 기적이 일어나 거짓말같이 일어서길, 그래서 그 가정에 다시 평화가 오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불행은 누구에게나 찾아 올 수 있다. 그것은 결코 특정인의 것이 아니다. 너도, 나도, 그도 불행은 누구에게나, 그리고 언제든지 찾아 올 수 있음을 깨닫게 하는 사건(?)이다.
그 불행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일반적인 이야기 > 살아가는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쳐야 할 결혼축하문화 (0) | 2013.06.19 |
---|---|
가까운 사이일수록 예의를 잘 지켜야 한다. (0) | 2013.05.15 |
나이와 순리 (0) | 2012.10.26 |
사전의료의향서(퍼온글) (0) | 2012.07.28 |
금빛 부부학교를 다녀와서 (0) | 2012.06.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