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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제주도

구슬뫼 2008. 12. 23. 19:05

겨울의 제주도여행


여덟집 부부 16명이  2박3일 제주도를 다녀왔다.


출발: 12. 18 05:30 승용차 4대 분승→ 09:00목포항 여객선(퀸메리호)출항→ 선내 아침식사→ 13:45제주도 도착→관광버스로 이동→ 점심(덤장, 고등어조림)→ 서귀포 성박물관(러브랜드)→ 주상절리(柱狀節理)→ 저녁식사(된당네, 갈치요리)제주체신청 서귀포수련원 숙박

  

⇒퀸메리호는 1,650명 정원의 대형 여객선이다. 4층에는 식당가, 편의점, 카페, 선상호프점, 오락실, 노래방을 비롯하여 해수사우나도 갖추고 있다.

406호 객실에 여장을 풀고 뱃전으로 나와 보니 날씨는 무척 좋았으나 그래도 겨울공기라서 한동안 있으려면 춥다. 나주에서 왔다는 여자들이 이벤트홀에서 음악에 맞추어 광란의 춤을 추면서 남자들은 들어오지 못하게 한다.

 

⇒점심을 먹고 처음 간곳은 서귀포에 있는 ‘러브랜드’다. 10000여 평의 대지에 갖가지 성(sex)을 주제로 한 조각품, 그림, 사진 등을 전시해 놓았다. 웃음과 해학으로 가득한 공원, 그런대로 기발한 착상으로 잘 만들었다고 생각되었다. 각종 성인용품을 판매하는 점포도 있다. 킬킬대며 구경하는 관람객들의 행동이 흥미롭다. 구경하는 사람들 중 아직 새파란 젊은이들도 많은데 좀 멋쩍지 않을까 생각되었으나 그들은 스스럼없이 구경하며 다닌다. 내가 아직 고루한 사고방식에 젖어 있나?

  

⇒다음으로 간 곳은 주상절리(柱狀節理), 주상절리는 용암이 흐르다가 바다와 만나면서 굳을 때 육각기둥모양으로 만들어져 생긴 지형이다. 마치 기둥이 줄을 지어 서있는 것 같은 모양이 장관이다.

주변을 공원화 하여 관광객들을 끌고 있으나 너무 추워서 오래구경할 수가 없다.

 빠른 걸음으로 한 바퀴 돌고는 석양이 너무 아름다워 그를 등지고 사진 한 장을 찍었다.

 아내의 말에 의하면 옛날에도 왔었다고 하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이젠 사진으로 찍었으니 잊혀 지진 않겠지.


⇒갈치요리로 저녁을 먹은 후에는 미리 예약해둔 제주체신청에서 운영하는 서귀포수련원에 여장을 풀었다. 우리 부부는 505호를 배정받았다. 숙소에서 바라보는 바다풍경이 아름답다. 체신청에서는 이 건물을 운영하면서 전국 지식경제부 산하 임직원이나 그 가족들에게 무료로 이용토록 한다니 대단한 사업이다. 일반콘도에 비하여 손색없이 깨끗하고 종업원들도 친절하다. 일행 중 한분의 집안 형님이 제주에서 감귤농장을 한다면서 저녁식사장소에 찾아오셨다가 술과 안주를 숙소에 넣어주는 바람에 일행들은 다 같이 모여 술을 했다. 모처럼 여행 나왔으니 아내들을 위해 어디 멋진 공연을 하는 술집에 가자는 의견들이 나왔으나 여자들이  사양하는 바람에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08:00아침식사(모이세, 해장국)→ 석부작테마공원→ 마상쑈→ 민속촌→ 점심(팔도강산식당, 흑돼지구이)→ 섭지고지→ 저녁식사(정우 말가든, 말고기요리)→용두암→ 라마다호텔 숙박


⇒서귀포시 호근동에 있는 석부작테마공원은 제주도의 흔한 현무암에 나무와 풀 등을 붙여 기른 일종

의 분재원이다. 갖가지 모양의 작품들이 눈을 끈다. 분재원은 귤밭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그리고 산삼을 인공으로 배양하는 시설을 갖추고 대대적인 산삼배양을 하고 있다. 안내자의 설명에 의하면 귤농사는 한계에 달했고 앞으로 중국과의 FDA가 체결되면 귤농사는 끝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농가들이 자금을 모아 산삼을 배양하고 있으며 석부작공원도 조성하였다는 것이다. 안내자가 산삼배양시설을 구경시켜주고 팀장이라는 사람이 나와 산삼의 효능 및 배양과정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곧 이어 여직원 4-5명이 산삼차와 산삼술을 조금씩 맛보게 한 다음 산삼제품을 판매한다. 1개월분에 10만원, 6개월분을 사면 1개월분을 더 준다고 하였으나 아무도 사지 않아 그냥 나오려니 좀 미안하기는 하다.


⇒다음으로 간 곳은 몽고리안 마상쑈를 하는 곳이다. 몽고사람들이 말 6필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재주를 선보이며 재미있게 논다. 모든 쑈가 그렇듯이 기가 막힌 재주가 감탄을 자아내게 한다. 몽고인들이 기마민족의 후예답게 말을 다루는 기술이 뛰어남을 입증하여 주는 듯 . . .


⇒다음에는 민속촌에 가서 제주도의 전통가옥과 생활풍습을 설명 들은 후 오미자차의 선전을 들었으나 일행들 모두 제주도를 여러번 여행한 경험들이 있는지라 아무도 사지 않았다. 그대로 나오려니 애써 설명 한 아줌마에게는 좀 미안했다.


⇒점심 후에는 섭지고지로 향했다. 섭지고지는 처음에는 좁다는 의미의 협지(狹地)고지였는데 섭지

고지로 바뀌었다고 한다. 아무튼 이곳은 바다와 인접하였고 경치가 매우 아름다우며 특히 몇 년 전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올인’의 촬영장소라서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언덕위에 십자가까지 갖춘 교회가 있어 사람이 살지 않는 이런 곳에 교회가 있어도 신자가 있을까 의아해 했는데 그곳은 교회가 아니라 드라마‘올인’촬영세트로서 지금은 신혼여행 중인 젊은이들에게 사진 찍는 장소로 빌려주고 돈을 받는다고 한다. 세트가 얼마나 호화로운지는 알 수 없지만 적지 않은 값을 적어놓고 있다.


⇒저녁식사 후에는 걸어서 용두암을 구경하며 숙소를 향하였다. 옛날에 용두암을 구경하긴 했지만 밤에 보는 모습은 해변을 따라 갖추어 놓은 조명 등으로 전과 색 다른 기분을 느끼게 한다.

 

⇒숙소는 제주도에서 제일 고급이라는 무궁화 5개의 ‘라마다호텔’이다. 우리 부부는 718호를 배정받

고 들어가 보니 깨끗하고 창문 밖으로 보이는 탁 트인 바다가 시원스럽다. 그런데 아내의 몸에 이상한 두두러기가 난다. 점심에 먹은 흑돼지고기의 부작용인가? 아니면 그때 같이 먹은 고사리 때문인가?

 등, 배, 종아리 등 여러 부위에 난 두드러기로 인해 가려워 견디기 어렵다고 한다.

 모처럼의 여행에 이런 나쁜 일이 있는가?

 빨리 날이 밝아야 무슨 조치를 할텐데 . . .걱정하면서 잠에 들었는데 이상한 꿈을 꾸었다.

어떤 건물 밖으로 바다가 보이는데 갑자기 이상한 파도가 밀려오더니 회오리바람에 낙엽과 흙먼지가 말아 올라가며 춤을 추듯이 큰 바위돌들이 왕관 모양을 만들며 춤을 추다가 가라앉는 것이다. 여러 사람들이 건물난간에 그 광경을 구경하고 있고 나는 카메라를 찾아들고 다시 그런 모양이 생기면 찍으려고 기다렸으나 끝내 그 광경을 연출되지 않았고 꿈에서 깨었다.


07:30아침식사(호텔식당, 해장국)→ 식중독 치료(탑동병원)→ 용머리해변과 하멜상선전시관→ 송악산해변(일제시대 군사동굴)→ 점심(바닷가에 맛, 해물탕)→ 일제시대 격납고가 많은 벌판→ 오설록→ 농산물판매장→17:30 여객선→ 22: 25목포항→ 00:50대천도착, 병원치료 후 귀가


⇒호텔식당에서 아침식사를 하며 두드러기이야기를 하였더니 아내처럼 심하진 않지만 일행 중 4명이 그런 증상이 있다는 것이다. 식사를 마치고 탑동병원이라는 곳에 가서 진료를 받으니 예상했던 대로 식중독이라고 한다. 구토와 설사를 동반하지 않는다면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니 조금은 안심이 된다. 증상이 있는 사람들은 주사를 맞은 후 다음관광지로 향했다.


⇒네덜란드 사람인 하멜이 조선시대에 표류하여 우리나라에 불시착한 후13년간 억류생활을 하다가 탈출하여 돌아갔는데 하멜표류기를 써서 세계에 우리나라를 알린 것으로 유명하다.

 하멜상선전시관은 하멜이 타고 왔던 바타비아호를 모델로 재현한 범선으로서 외형은 물론 내부에 서양인들이 회의를 하고, 일을 보는 모습까지 재현하였다. 전시관이 있는 곳은 송악산의 아래인데 해변으로 나가면 유명한 용두해변이다. 경치도 아름답거니와 특히 기암절벽이  절경을 이루어 많은 관광객들이 좋아하는 곳이긴 하지만 관광버스기사들이 즐겨 찾지 않아 단체관광객은 별로 찾지 않는 곳이란다.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관광객들이 가계에서 선물을 사면 버스기사에게 소정의 이윤을 나누어주고 또한 관광시설에서는 관광객을 유치하면 약간의 사례금을 주기 때문에 그런 곳을 위주로 안내 하는데 이곳은 그러지 않아서 단체관광객은 별로 없다고 하는데 사실인지는 알 수 없다.


⇒다음으로 간 곳은 송악산 해변절벽에 있는 17개의 동굴이었다. 깊이가 5-15m정도의 이 동굴들은 일제시대 일본군이 미군의 침투에 대비하여 어뢰정 등 군사무기로 무장했던 진지였다고 하며 이런 동굴은 제주도 안에 200개 정도가 있다고 한다.

 잔악한 일제들은 이뿐만이 아니고 이 일대에 해안 특공기지를 설치해 송악산에 포대 및 토치카, 벌판에는 벙커 등을 구축하고 군사용 비행장을 시설하여  중일전쟁을 수행하면서 중국대륙 침략을 위한 전진기지로 사용했으며 가미가제 조종사도 이곳에서 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점심으로 해물탕을 먹고 나니 시간이 많이 남는다. 운전기사에게 적당한 곳을 구경시켜달라고 하였더니 알뜨르 평야를 버스로 달리면서 설명을 한다. 벌판에는 아직 수확하지 않은 감자밭이 많이 있었다. 가을에 감자시세가 좋지 않으면 이렇게 놓아두었다가 값이  좋을 때 수확을 한다는 것,  

더러 수확을 하는 감자밭이 보인다.

 군데군데  일제가 만들었다는 격납고(벙커)가 눈에 뜨인다. 격납고는 20여개가 넘는다고 하며 이 벌판에 있던 군사용 비행장을 알뜨르 비행장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관광지에 아직도 살아있는 일제의 찌꺼기들, 해변의 동굴과 벌판의 벙커 등을 보면서 암울했던 역사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본다. 이제 이 땅에 다시는 그런 악몽 같은 시대가 오지 않기를 바란다.

 

⇒다음으로 간 곳은 오설록이다. 넓은 벌판에 녹차를 가꾸고 한쪽에 티하우스를 지어 관광객들에게 녹차에 대한 모든 것을 보여주고 녹차제품을 판매도 하며 휴게실에서 녹차아이스크림도 먹을 수 있다. 일행들은 아이스크림 한 개씩을 먹으면서 담소를 나누었다. 녹차밭 가운데 군데군데 서있는 바람개비는 서리방지용이라고 한다.

⇒마지막으로 관광이라면 으레 거치는 특산물 판매장에 들렀다. 귤과 몇 가지 특산품들을 파는데  두어 사람이 살 뿐 별로 신통치 못하다. 듣는바에 의하면 운전기사는 사람들이 여기서 많은 물건을 사면 소정의 인센티브를 받기 때문에 기사가 앞장 서 물건을 많이 사도록 종용한다는데 식중독사건 때문에 걱정이 되는지 사거나 말거나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항구에 도착하여 매점에서 물건 값을 물어보니 특산물판매장보다 훨씬 싸다. 그러니 관광객들이 특산품판매장에서 사면 바가지란 말이 실감이 난다.

 17:30분 출항하는 여객선을 타고 목포항에 도착하니 10:25분, 승용차편으로 대천까지 오니 새벽 한시가 넘었고 식중독 때문에 걱정이 되어 일행들 모두 제일병원에 가서 주사를 맞고 집에 돌아오니 2시가 넘었다. 2박3일의 여행은 이렇게 해서 끝났다. 즐거움도 있었지만 식중독 때문에 걱정도 많았던 여행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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