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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와 함께한 속초여행

구슬뫼 2023. 6. 1. 17:32

5.275.29 석가탄신일 연휴를 기해 딸네와 함께 강원도 속초여행을 다녀왔다.

 

5.26 흐리고 간간히 비

10.45분 딸 네 집을 가려고 수원행열차에 올라타 출발하는 중 지갑이 없어졌음을 알았다.

택시비를 내려고 카드를 꺼내고는 지갑을 앞주머니에 넣은 채, 계산 후 되돌려주는 카드를 옆 호주머니에 넣고 열차 출발시간이 급박해 허겁지겁 기차에 다다르다 보니 도중에 지갑이 빠진 것이었다.

얼른 대천역으로 전화를 해 여직원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그 경로에 빠져 있을 것 같으니 찾아보라고 부탁 했다. 잠시 후 찾았다는 전화가 왔다. 휴우다행이다. 3일정도 후에 찾아 가겠다며 보관해 달라고 했다. 여행을 지갑분실부터 시작한 셈이다.

 

5.27 온종일 비

속초에 콘도를 얻어 놨기에 딸, 사위, 손녀, 우리 부부 등 5명이 승용차로 가는데 비가 계속 내리고, 연휴 첫날이라 교통량이 많아 매우 복잡하다. 손녀가 멀미가 난다고 해서 하남휴게소에 들러 잠시 쉬었다 가려니 진입부터 나오기까지만 1시간가량 허비하면서 무려 7시간이 넘게 고생한 끝에 콘도에 도착, 짐을 풀고 나니 4시가 넘었다.

딸네 가족 3명은 가까운 바다에 다녀오고 우리 부부는  콘도에서 편히 쉬었다.

레이크오션콘도

 

5.28 흐리고 가끔 비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지만 화진포의 성을 갔다. 고성군 거진읍에 있는 이곳은 1935년 독일인 베버라는 사람이 3층 건물을 예쁘게 지어 별장으로 사용했으나 8.15 해방 후 북한치하에 들어가 19481950년까지 2년간 김일성이 별장으로 사용했다 해서 '김일성별장'이라 부르며 그렇게 표기하고 있다.

옛 이름 그대로 화진포의 성이라 부르고, 표기했으면 좋다.

 

다음으로 이기붕별장을 갔다. 이곳도 1920년대에 외국인 선교사들에 의해 지어졌다고 하며

오밀조밀한 구조에 이기붕일가의 기록들이 있었다. 특히 ‘3.15부정선거‘4.19혁명등 시대의 소용돌이에 휩쓸려 비운의 최후를 맞은 이기붕가족들의 사진이 있어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해주었다.

 

다음엔 좀 떨어진 곳에 자리 한 이승만별장을 갔다. 8.15해방 후 혼란의 역사 속에서 우리나라를 민주주의나라로 태어나게 한 이승만의 행적들을 읽으면서 그가 아니었다면 우리가 지금 공산치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에 머리가 숙연해졌다.

별장을 나오면서 초등학교 5학년인 손녀가 하는 말 이상하다. 책에 이승만은 나쁜 사람으로 나오는데 여기엔 좋은 사람으로 되어있네라고 하면서 의아해 하는 것이었다.

새삼 우리나라 학교교육의 문제점이 심각함을 느꼈다.

화진포의 성
이승만대통령 胸像과 함께

다음으로 간곳은 2009.8.14. 개관 했다는 ‘DMZ 박물관이다.

이곳은 축복받지 못한 탄생’ ‘냉전의 유산은 이어지다’ ‘그러나 DMZ는 살아 있다’ ‘다시 꿈꾸는 땅 DMZ’ ‘DMZ 영상실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축복받지 못한 탄생'에는 냉전이 낳은 비극, 민족 분단의 비극 등이 전시되고 있으며

'냉전의 유산은 이어지다'에는 아픔과 비극의 땅 DMZ, 그날의 기억, 전쟁의 참상, 전쟁의 무덤 DMZ, 냉전 뒤 감춰진 전쟁, 냉전의 흔적을 찾아, 멜팅포트 정막 속의 사람들, 땅속의 소리 없는 전쟁 대인지뢰, 소통의 길목, 호국선영의 숨결을 찾아, DMZ 묻힌 그날의 증언 등이 전시되고 있다.

'그러나 DMZ는 살아 있다'에는 공존과 희망의 땅 DMZ, 역사의 땅 DMZ, 생명의 땅 DMZ, 희망과 평화의 가교 승일교, DMZ를 흐르는 강줄기 등이 전시되고 있고

'다시 꿈꾸는 땅 DMZ'에는 평화철도, 다시 열리는 기찻길을 따라 하나가 되는 길, 남북통일의 길, 장벽이 허물어지는 그날까지, 평화의 나무가 자라는 DMZ 등이 전시되고 있다.

‘DMZ 영상실에서는 DMZ 묻힌 그날의 증언, 대성동 기정동 마을, DMZ 역사 이야기, DMZ에 점령당한 자연, 펀치볼 양구 해안마을, 향군촌 철원 대마리마을 등이 상영되고 있다.

박물관을 나와 통일전망대를 갔다. 북한지역까지 볼 수 있는 곳이지만 오리무중(五里霧中)이라 했던가,  자욱한 안개로 보이지가 않으니 30분 간격으로 설명하는 해설사가 사진을 보며 설명한다.

통일전망대에서 보이는 군사분계선과 북한지역

 

마지막으로 간 낙산사는 신라 문무왕 11(671)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고찰이다. 동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천혜의 풍광이 아름다운 사찰은 관동팔경 중 한 곳으로, 예로부터 수많은 고전과 시문에 그 아름다움이 전해지고 있다. 낙산사는 여러 번 중건과 복원을 거친 역사적 사찰로 여러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16m 높이의 해수관음상’, 해안 절벽 위에 지은 정자이자 동해안 일출 명소인 의상대’, 바다를 굽어보는 암자인 홍련암’, 조선 시대에 지었으나 고려 시대 양식을 이어받은 양양 낙산사 칠층석탑’(보물), 부처의 진신사리를 비롯한 사리장엄구가 발견된 양양 낙산사 해수관음공중사리탑·비 및 사리장엄구 일괄’(보물) 등이 잘 알려져 있다. 2005년에 큰 산불이 나 보물로 지정되어 있던 동종을 비롯해 20여 채의 전각이 소실되어 불자들 뿐 만 아니라 전 국민들이 안타까워했다.

 

여러 곳을 구경하다보니 저녁때가 되어 속초 중앙시장에 가서 생선회, 오뎅, 꼬마김밥 등을 사가지고 숙소에 돌아와 저녁을 먹었다.

낙산사 중에서

 

5.29 안개 뒤 맑음

아침엔 안개가 자욱했지만 점점 벗어져 화창한 날씨로 변한다.

오늘은 설악산에 가서 케이블카를 타고 권금성을 올라가기로 되어있었으나 공교롭게도 케이블카를 점검 중이라서 탈 수 없다는 것이다. 대신 설악산을 배경으로 한 영랑호수를 갔지만 아직 안개가 완전히 걷히지 않아 거기서도 설악산은 물론 호수둘레를 벗어난 조금 먼 경관조차 볼 수가 없다.

16KM에 달하는 호수 둘레 길에 걷기 길’과 함께  자전거길이 잘 가꾸어져 있으며 호수를 가로질러 부교(浮橋)를 놓아 관광객들이 호수 위를 걸으며 즐길 수 있도록 해놓았다. 이곳은 바닷물과 민물이 합쳐지는 곳이라서 숭어, 복어, 연어 등 바닷고기와 붕어, 잉어 등 민물고기가 함께 산다고 한다. 부교를 걸으며 보니 복어새끼를 비롯해 이름 모를 작은 물고기들이 많이 돌아다니고 있다.

다음엔 간 영금정(靈琴亭)은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가 거문고 음률 같아서 붙인 이름이라는데 일제 강점기에 바위는 석산개발로 없어지고 이름만 남았다고 하지만 그래도 주변경관이 아주 빼어나 해맞이 장소로 유명하다고 한다.

다음에 간곳은 속초해수욕장, 안개가 완전히 걷혀 하늘과 바다, 백사장 모두가 아름답다. 손녀와 사위는 함께 바닷물에 들어가 재미있게 즐기고 우리 부부와 딸은 주변 시원한 그늘에 앉아 즐기다가 청초수물회라는 음식집에 가서 물 회를 주 음식으로 하는 점심을 먹었다.

넓은 홀에 말로만 듣던 로봇이 음식을 배달하는 대형음식집이었다.

돌아오는 길은 교통체증을 염려해 좀 일찍 서둘러 출발하기로 하고 경관이 아름다운 한계령 휴게소에서 잠시 경관을 감상하고 4시 넘어서 집으로 향하니 과연 교통체증이 없어 3시간반 만인 730분에 딸네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방송에 의하면 서울속초 간 교통체증이 심하다고 한다.

영랑호수 가운데서 딸네가족
속초해수욕장에서

5.30 흐림

13:26분 수원역에서 출발하는 기차로 돌아와 대천역에 들러 지갑을 찾았다. 고맙다며 음료수 1상자(16,800)를 사다놓고 나왔더니 그 직원은 택시 타는 곳까지 달려 나와 이걸 받으면 안 된다 돌려주려고 한다.

괜찮다면서 안 받으려 여러 번 사양했으나 윗분들의 꾸중을 걱정하기에 할 수 없이 되돌려 받았다.

미안하고. 그리고 고마웠다. 지갑으로 걱정하며 시작해 지갑으로 고맙게 끝낸 여행이다.

비록 비가 와서 본래 계획을 수정했지만 즐겁고 유익한 여행이 될 수 있도록 빠르게 수정하면서 며칠간 운전을 비롯해 음식준비 등 노력을 아끼지 않은 사위와 딸에게 감사하고, 여행 내내 귀여움을 선사한 사랑하는 손녀에게 고맙다.

영금정은 빼어난 경관으로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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