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이야기/군화발자국

우정에도(軍 일기)

구슬뫼 2017. 9. 8. 09:32

떨어져 있는 벗을 만났을 때

반가움이란 이루 말 할 나위도 없다.

씁쓸한 막걸리라도 한잔씩 비워가며

그동안의 안부와 못했던 이야기들로 꽃을 피움은

상상만 해도 흐뭇한 광경이다.

반대로 모처럼 만난 벗과 막걸리 한잔 나누지 못하고

쓴 입맛으로 헤어짐은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 누군가는 우의만 두텁다면 그까짓껏이 무아기 문제랴 할지 모르겠으나

그렇지만 반갑다라든지 잘 있었냐라는 말을

자꾸 되풀이 할 수도 없는 일이기에

자리가 길어짐에 따라 자연 화제가 궁해져 공간이 생기기 마련

이런 때 서로 얼굴 마주보기란 참으로 쑥스러운 일

군대이기에 그럴 수도 있다고 할지 모르겠고

또한 우정을 금전으로 환산 하자는 것은 더욱 아니지만

모처럼 만난 벗을 쓴 입맛으로 보내는 당사자의 마음은

못내 섭섭하더라고 . . . .

1969.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