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는 사람과 떼려야 뗄 수 없는 동물이다.
오랜 옛날부터 사람과 함께 한집에 살아오면서 주인에 대한 충성심이 강하고 사람을 잘 따르며 영리하여 때에 따라서는 사람이 못하는 일을 해내기도 함으로서 사람으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래서 못된 사람에게 “개만도 못한 놈”이라면서 개에 비교해 욕을 하는 경우도 있으니 사람보다 개를 높이 평가하는 웃지 못 할 일이 생기기도 하는 것이다.
그 개들이 요즈음 위상(?)이 점점 높아지면서 도를 지나쳐 사람의 영역을 넘보고 있다.
개를 마치 어린아이라도 되는 양 끌어안고 다니거나 유모차에 태우고 다니는 사람들을 흔히 볼 수 있고 애완견이니 반려견이니 하면서 개와 사람이 방에서 같이 자며, 같이 밥을 먹고, 개와 뽀뽀를 하는가 하면 개 호텔, 개 미용실, 개 레스토랑 등이 성업을 이루고 개 장례식장까지 있다. 어디 그 뿐인가? 개에게 “아빠한테 오렴 / 엄마한테 오렴” 하면서 마치 자식들에게 하는 양 말을 하고 개를 가리켜 “우리 아이들”이라고 표현하는가 하면 자기 딸에게 “봄(개의 이름)이 언니하고 놀아라.”라고 말하기도 하는 등 말만 듣고서는 개에게 말하는 것인지 사람에게 말하는 것인지 도대체 분간이 안 되는 일이 흔하다. 이거 해도 너무 하는 게 아닌가?
더구나 엊그제 TV에서 개에게 보톡스를 하고 성형수술까지 해준다는 뉴스를 보니 황당하기까지 하다.
뭔가 잘 못 되어도 한참 잘못되어간다는 생각이 든다.
전철 속에서 젊은 아낙이 강아지를 안고 “우리아기 예쁘지, 엄마 봐라, 엄마, 그렇지 그래” 하고 스스럼없이 말하는 것을 듣고 옆의 할머니 한분이 “에그 조심하지 그랬어 어쩌다 강아지를 낳았나, 그래 .... 쯧쯧”하더라는 말은 더 이상 우스갯소리도 아닌 것 같다.
그러나 개는 어디까지나 개일 뿐 어찌 사람에게 견줄 수가 있으랴?
개는 개처럼 키워야 한다. 마당 한편에 개집을 지어주어야 한다. 아파트나 연립에서 꼭 개를 키워야 한다면 베란다라든지 아니면 적당한 곳에 개집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먹이도 개 사료라든지 개밥이라든지 개에 맞는 것이어야 한다.
부름말도 바로 잡아야 한다. 개의 주인을 주인아저씨/주인아줌마 하는 것까지는 몰라도 아빠/엄마라 하는 것은 가당치도 않다. 사람이 개 아빠 /개 엄마가 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강아지의 어미 개를 가리켜 아빠 개/엄마 개라 하는 말도 쓰지 말아야 하고 강아지를 가리켜 우리아이들이란 표현도 말아야 하며 암캐/수캐를 여자 개 /남자 개라 하는 것도 고쳐야 한다.
개 호텔, 개 레스토랑, 개 미용실, 개 장례식장, 개 성형 같은 호화판 사치도 삼가야 한다.
“내가 번 돈 내가 써도 지나치면 흠이 된다.” 며 사람이 사치를 하더라도 눈살을 찌푸리는데 하물며 개사치가 될 법이나 한 말인가?
개의 입장에서 봐도 사람처럼 사는 게 행복일까?
주인의 사랑을 흠뻑 받으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호화판으로 사는 개들이 행복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것은 사람의 기준에서 볼 때 그런 것이고 개의 기준에서 보면 아닐 수도 있다. 어쩌면 개는 개처럼 살아야 행복하지 않을까?
사람처럼 살다보니까 활동부족에 영양이 넘쳐나 개비만으로 혈압, 당뇨 등 사람이 성인병에 시달리듯, 개들도 각종 질병에 시달린다는 것은 아닐까?
개를 사랑한답시고 잘못된 판단으로 개들에게서 개다운 삶을 빼앗는 한편 사람들에겐 위화감을 주는 그런 어리석음을 저지르지는 않는지 생각해 보아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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