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에 스며 있는 4를 소중하게

  아파트에는 4층이 없을 뿐 아니라 군대에 4중대가 없고, 전화번호나 자동차 번호에 4444번을 피하는 등 사람들은 숫자가 들어갈 때 4자를 피하고 싶어 한다.

죽을사(死)자를 연상해서일까? 한자 사전에서 사로 발음하는 글자를 찾으면 180자 정도나 된다.

그중에서 좋은 뜻으로 사용하는 것만도 선비사(士), 벼슬할사(仕), 스승사(師), 말사(辭), 말씀사(詞), 사례할사(謝) 등 여러 개며,

대부분 사물 이름이나 자연현상, 행위 등을 나타내는 글자인데

하필 180자 중에 한 글자인 죽을 사(死)를 연상해서 기분 나빠하는 것일까?

 

  이참에 숫자 4(四)가 우리 사람과 얼마나 밀접한 관계가 있나 알아본다.

*우선 기본방위(基本方位)가 "동서남북" 4방위로 이루어졌고

 이를 기본으로 사방팔방(四方八方) 사통팔달(四通八達) 등의 표현을 쓴다.

​*계절이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로 이루어져 사시시철(四時四철)이란 말을 쓰기도 하며 1년을 4분기로 나누기도 한다.

*불교에서 사무량심(四無量心) 즉, (자/慈)·비/悲)·희/喜)·사/捨)를 삶의 기준으로 한다.

*절에는 천왕문 입구에 사천왕상(四天王像)을 봉안한다.

*풍수지리에서 "좌청룡(靑龍), 우백호(白虎), 남주작(朱雀), 북현무(玄武)"라 해서

 명당을 지키는 4종류의 영적인 동물을 정하였다.

*사람은 사주(四柱 : 생년, 생월, 생일, 생시)를 잘 타고 나야 잘 산다고 한다.

*어민들은 모든, 또는 넓은 바다를 사해(四海)라 해서 사해바다 용왕님께 풍어를 빌었다.

*매(梅), 란(蘭), 국(菊), 죽(竹)을 그리고 4군자도(四君子圖)라 하였다.

*신체적으로 건강한 사람을 사지(四肢)가 멀쩡하다고 한다.

*자동차 등 탈것은 거의 다 바퀴가 4개인 사륜거(四輪車)로 되어있다.

*최고의 지성, 대학교 졸업식에서 쓰는 학사모는 사각모(四角帽)다.

*사서삼경(四書三經)라 해서 논어, 맹자, 중용, 대학의 사서(四書)를 중요한 책으로 쳤다.

*고사성어(故事成語)는 거의 사자(四字)로 되있고, 새로 만든 사자성어(四字成語)도 많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궁지에 몰렸을 때 사면초가(四面楚歌)라고 한다.

*윤년은 4년마다 돌아오고,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과 올림픽도 4년마다 연다.

 

 덧붙여 우리의 생활 속에 4자(字)가 들어가는 사각(四角=네모)이 얼마나 많은지 살펴보자.

아파트나 일반주택도 네모이고 그 속의 엘리베이터, 방, 출입문, 창문, 각종 가구들 모두가 네모 또는 변형된 네모이고, 직장인들이 근무하는 곳도 네모건물 속에 사무실, 서류함, 탁자, 사무용 집기, 각종서류들 . . . 모두가 네모이며

거리의 눈에 보이는 크고 작은 건물들, 간판, 광고판, 펄럭이는 현수막, 가판대의 신문, 잡지, 전단지 그리고 오가는 전차, 버스, 승용차, 화물차 등 탈것들도 모두 네모이다. 어디 그뿐인가 가방, 지갑, 휴대폰, 명함, 돈 등 휴대품도 모두가 네모로 되어있으니 우리는 네모 속에서 네모와 함께 살고있는 것이다.

이렇게 일상생활과 밀착해 있는 네모(4각=네모), 즉 4자(字)와 연결되지 않는 삶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4를 소중하게 여기고 좋아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