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이야기/군화발자국

군대라는 곳(軍 일기)

구슬뫼 2017. 9. 22. 10:14

사람을 감정적 동물이라고 한다.

타인으로 부터 모욕 또는 구타를 받을시

이를 분개하며 보복하려는 충동은 인간의 본능일 것이다.

그러나 현 민주주의 사회에서도 이같은 충동을  억제하고

굴복해야만 하는 곳이 있으니 이곳이 바로 군대이다.

잘잘못을 가리기 전에 당장 상급자에게 굴하고 난 다음

다음 기회에 따지는 게 자기를 위한 현명한 처사이며

그리고 또 웬만하면 하급자가 저야만 하는 곳이니

실로 젊은이들의 혈기가 죽는개 안타깝다.

군대를 모르는 사람은 잘못이 없는한 굴할 필요가 뭐 있느냐? 할지 모르나

모든 일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공식이 적용되는 특수사회에서

언제나 마이너스가 붙는 것은 하급자인지라

매도 기압도 즐겁게 받고, 언짢은 일일랑 일소에 부치며

이리저리 삼년만 때우고 나감이 현명한 일이 아니겠는가?

참으로 소인배 인간들의 평범한 생각이겠지만

나 역시 이 범주에서 빠질 수 없는 존재인가보다.

1969.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