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분야/진단

동물의 감정 이해하기

구슬뫼 2024. 7. 3. 14:05

흥부전에서 제비가 자기를 고쳐준 사람에게 은혜를 갚고, ‘까치와 구렁이 이야기에서 까치가 자기를 구해준 선비가 위험에 처하자 목숨을 바쳐 선비를 구하는 등 사람과 동물 사이의 은원(恩怨)관계를 소재로 한 이야기가 수없이 전하며 속설에 아낙이 밥 먹는 개를 발로 차면 오뉴월에 애 낳고 들어 누어라라고 악담한다.’더라, 또는 고양이에게 몹시 하면 뱀을 물고 방으로 들어와 곤혹스럽게 한다.’는 말이 전한다.

이런 이야기들을 단순한 권선징악(勸善懲惡)적인 차원이나 또는 동물사랑측면에서의 이야기들로만 생각해 왔으나 동물에게도 그 이상의 심오(深奧)한 감정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게 하는 이야기들을 지인들로부터 들었다.

 

1: ○○씨는 교장으로 정년퇴임 후 농사를 지으며 지내는 분이다.

하루는 밭에 갔는데 근처 덤불에서 구슬픈 고양이새끼 울음소리가 들려 다가가보니 새끼고양이 한 마리가 폐그물에 얽혀 벗어나려고 버둥거리고 있었다. 낫으로 그물을 잘라 풀어주고는 일을 하였는데 다음 날 그 밭에서 일을 하고 있으려니 어제 살려준 새끼고양이와 그 어미인 듯 한 고양이 한 마리가 가까이 와서 한 씨를 바라보고 있는 게 아닌가.

전에도 가끔 보이긴 했으나 사람이 근처에 가면 슬금슬금 피하던 길고양이들이었는데. . .

한 씨는 앉아서 이리와하면서 손짓을 하니 그들 두 마리가 다가와 친근하게 한 씨에게 몸을 부비더라는 것, 그 후도 밭에 나가면 가끔씩 그 고양이들을 만난다고 한다.

 

2: 70대 후반 복○○씨는 전원주택을 짓고 10여 년 전부터 노후를 보내고 있다그 집은 꽃과 나무로 어우러져 있고 뒤로는 작은 산이 이어져 있어 산새들도 많다.

올 봄 정원수에 물새가 집을 짓고 새끼를 쳤는데, 어느 날 새끼 한 마리가 떨어져 파닥거리고 있었다. 새끼를 주어다가 나무 밑에 보금자리를 만들어 넣어주고는 텃밭에 나가 일을 보고 왔더니 새끼는 없어지고 어미 새 두 마리가 나타나 마구 쪼려 덤비는 게 아닌가?

아뿔싸, 어미가 데려갈 줄 알았는데 길고양이가 잡아간 모양이구나.”

○○씨는 길고양이들의 위험을 생각 못한 것을 후회했다고 한다.

 

3: 60대 후반 박○○씨 부부는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데, 가게 한쪽에 제비 한 쌍이 들어와 집을 짓고 새끼를 쳤다고 한다. 새끼들이 자라서 날개 짓을 하기 시작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새끼들이 없어졌다고 한다. 이상해서 제비집을 들여다보며 찾아보았는데 어미제비들은 그 광경을 보더니 주인부부가 새끼들을 해친 것으로 오해를 했는지 다음날 여러 마리의 제비들이 지푸라기 등 오물을 물고 몰려와서 가게에 뿌리고 가더라는 것.

 

좌로부터 고양이, 물까치, 제비

 

아래 동영상을 보면 그런 생각을 더욱 들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