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인 이야기/살아가는 이야기

노생상담과 노마지지

구슬뫼 2015. 6. 26. 10:51

老生常談


이 말은 이부상서(吏部尙書)에 오른 하안(何晏)이란 사람이 자신이 언제 삼공(三公)에 오를 수 있겠냐고 관로(管輅)라는 점술가에게 묻자 그는 주공(周公)의 예를 들며 직무에 충실하며 욕심을 부리지 않고 덕행을 베풀어야 삼공(三公)에 오를 수 있다고 대답하는 것을 옆에서 듣고 있던 등양(鄧颺)그런 말은 이 노생이 늘 하는 말이요(此老生之常談), 뭐 다른 말은 없소?”라고 하는 데서 유래 되었다고 한다.

요즈음엔 늙은 서생이 항상 하는 이야기, 그저 평범하고 상투적인 말이란 뜻으로 쓰이는데 쉽게 말해서 늙은이의 잔소리가 이에 해당하지 않을까 한다. 조언을 한답시고 젊은이들의 입장이나 기분을 생각지 않고 함부로 해대는 잔소리는 역겨운 소리에 불과할 것이다.

 

老馬之智

이 말은 제()나라 환공(桓公)이 전쟁을 마치고 돌아오던 중 혹한 속에서 길을 잃었는데 재상인 관중(管仲)이 이런 때 늙은 말의 지혜가 필요하다며 늙은 말을 풀어 놓고 그 말을 따라 감으로서 곧 길을 찾게 되었다.

또 물이 떨어져 군사들 모두 갈증에 시달리자 대부 습붕(隰朋)개미는 겨울엔 양지에 집을 지으니 개미집을 찾아 7자 정도 땅을 파면 물을 얻을 수 있다하여 개미집을 찾아 물을 얻었다고 한다.

한비자(韓非子)는 그의 저서 한비자에서 관중의 총명과 습붕의 지혜로도 모르는 것은 늙은 말과 개미를 스승으로 삼아 배웠다. 그러나 그것을 수치로 여기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날 사람들은 자신이 어리석음에도 성현의 지혜를 스승으로 삼아 배우려 하지 않는다. 이것은 크게 잘못된 일이 아닌가...”라고 쓴 데서 이 말은 유래한다고 한다.

요즈음 노마지지는 늙은 말의 지혜, 경험을 쌓은 사람이 갖춘 지혜, 아무리 하찮은 것일지라도 저마다 장기나 장점을 지니고 있음을 이르는 말등으로 쓰인다.

우리 속담에 묵은 솔이 관솔이다.”라든지 그리스의 격언에 집에 늙은이가 없으면 빌려 라도 와라등은 바로 노마지지와 같은 말이 아니겠는가?

 

어느덧 내 나이 고희가 되었다. 인정하거나 인정치 않거나 늙은이가 된 것이다.

나는 과연 젊은이들에게 어떤 늙은이인가? ‘노생상담을 하는 늙은이인가? 아니면 노마지지로 도움을 주는 늙은이인가?

젊은이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내가 쌓은 일생동안의 경험과 지혜를 줄 수 있는 늙은이 즉 노마지지로 도움을 주는 사람으로 살아야 할 텐데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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