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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게 보낸 생일

구슬뫼 2022. 4. 10. 10:59

 해마다 생일이 되면 아들네와 딸네가 찾아와 집안이 떠들썩하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아무도 오지 말라고 하였다.

늙은 부부만 사는 조용한 집에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어린 손자, 손녀들의 재롱이 펼쳐지고,

모처럼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연출 될 터인데 코로나가 그것까지 막아버린 것이다.

만연한 코로나 위험 때문에 우리 부부만 생일을 맞고자 한 것인데

너무 쓸쓸하다며 아들 혼자라도 다녀간다고 코로나 검사로 음성임을 확인한 후 다녀갔다.

 

 코로나가 발생한 지 3, 좀처럼 누그러질 기미가 없이 확진자가 전국적으로 하루 수 십 만 명씩 생겨나고,

누적 확진자 수가 인구의 20%를 넘어 30%를 육박(肉薄)하고 있다.

서울의 아들네도. 수원의 딸네도 모두 한 번씩 코로나에 걸려 곤혹을 치렀는가 하면,

이곳 보령도 예외가 아니라서 전국추세와 비슷하게 확진자가 늘어나고,

지인들 심지어 바로 옆집까지 코로나에 걸리는 등 난리판이라 모두들 언제 코로나에 걸릴지 불안한 생활의 연속이다.

 

 이젠 확진자 수가 조금씩 줄고 추세가 꺾였느니 어쩌니 하는데 그랬으면 얼마나 좋을까?

전국적으로 벚꽃을 비롯한 봄꽃들이 일제히 피어나 곳곳에서 꽃축제들이 열리고,

각종 운동경기장은 규제가 풀려 움추렸던 관광객들, 스포츠팬들의 나드리가 많아지고,

해외여행객들에 대한 격리나 검사도 느슨해지는 것 같은데,

이러다가 혹시 코로나가 또다시 창궐하는 게 아닌가, 걱정도 된다.

제발 이것이 단순한 나의 기우(杞憂)이기를 바란다.

 

무창포낙조

아내가 만들어 준 꽃꽂이